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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경제도 펜데믹...4대 위기 산업부터 살리자"

코로나19 여파가 산업계 전반에 미치는 가운데 재계 측이 유통, 항공, 관광, 의료·바이오 등 위기 산업부터 살리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16일 '산업 위기극복을 위한 긴급제언'을 발표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WTO의 팬데믹 선언이후,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는 등 경제․산업 전반에도 팬데믹 현상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며 "산업별로 과감한 규제완화 조치와 더불어, 위기를 겪고 있는 산업부터라도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계획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마트 의무휴업 한시적 제외, 안되면 온라인부터라도 풀자"

먼저 전경련은 코로나19로 내방고객이 급감한데다 온라인쇼핑에 비해 의무휴업 규제로 어려움이 가중된 대형마트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대형마트의 매출이 추락한 가운데 확진자 방문으로 임시휴업이 더해져 매출에 타격을 입는데도 의무휴업 규제는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방역 등으로 인한 임시 휴업 시 의무휴업을 제외하는 등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 적용의 한시적 유예를 검토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한편, 대형마트는 의무휴업일 규제로 인해 당일에는 온라인 영업이 금지되어 있다. 최근 직접 장보기를 꺼려하는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생필품을 장만하는 가운데, 의무 휴업일에는 온라인 구매도 막히는 것이다. 밀집지역 방문을 최소화해야 하는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의무휴업일이라도 온라인 주문과 배송은 허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 "항공기 재산세, 공항 주차비(정류료) 등 고정비 부담부터 줄여줘야"

전경련은 일본 수출규제 여파가 지속되는 중에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에는 고정비용을 최소화하는 조치와 지원책의 실효성을 높이는 대책이 절실하다고 진단했다.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이 항공기 취득세와 재산세를 감면·면제하고 있는데, 한국만 사업용 항공기에 대한 지방세 감면이 축소되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으며, 위기극복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해외 항공사와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서라도 사업용 항공기 취득세와 재산세의 감면 등 지방세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전경련 측은 제언했다.

또한 당장 입국 통제 강화로 운항 중단이 급증하고 매출손실이 누적되고 있는 항공사에 좀 더 과감하고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원책으로는 지난 9.11 테러 사태 당시와 같이 무담보 장기 저리 조건의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 공항 사용료(착륙료, 정류료, 조명료 등)의 유예가 아닌 감면, 국내선 항공유 석유수입부과금 면제 등의 세금감면 검토 등이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운항을 못해 비행기를 공항에 두고 있는데, 여기에 주차비(정류료)까지 부과되니,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다"며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해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여행 취소수수료 지원 등 여행업계, 보릿고개 넘길 수 있게 해야"

해외국가의 입국통제가 강화됨에 따라 여행취소가 급증해 업계 부담이 늘어나고, 위약금 관련 소비자 불편이 급증함에도 별도의 정부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관광업계의 영세성 등을 감안, 위기 극복과 정상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외여행 취소수수료 및 기타 발생경비에 대해 한시적 지원을 검토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또 사드 배치, 한일관계 악화 등으로 관광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어 왔음을 고려할 때, 코로나19사태 종식 후 조기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관광산업 활성화 정책도 선제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전경련은 활성화 정책으로 국내여행 숙박비 소득공제 한도 확대 등 세제 지원책과 함께 공유숙박업 등 혁신 관광산업에 대한 법적·제도적 근거 마련 등을 들었다.

◆ "환자가 원하면 원격진료 받을 수 있어야"

정부는 지난달 24일부터 코로나 사태에 대응해 원격진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하고 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는 평가다.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화되고, 의료진 감염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추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원격진료가 필수적이나 의사들의 참여가 저조하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은 AI·5G 기술을 활용한 원격진료 시스템을 코로나19 진단과 확산 방지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중국 쾅스커지는 AI 체온측정시스템으로 고열 의심자를 선별하고 알리헬스 앱을 활용하여 매일 10만명 이상의 환자 원격 진료 중이다.

전경련은 위급 상황임을 감안, 주요 거점병원 등을 중심으로 환자 희망 시 원격진료를 거부할 수 없도록 하는 등 제도를 보완하는 한편, 운영에 문제가 없다면 국내에서 20여 년째 시범사업만 진행 중인 원격의료 제도의 본격적인 도입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한 우리나라도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 대응 능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의약·바이오산업의 투자지원 확대와 규제 완화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한국은 2007년 시설투자 세액공제 제도 도입 후 의약품 시설투자 세액공제가 지속적으로 축소되어왔다. 신규 의약품 생산설비 설립에서부터 이익이 발생하는데 최소 5년 이상이 소요될 뿐 아니라,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의 신약개발 시장 특성을 감안할 때, 업계에서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중장기적 관점에서 시설투자 부담 경감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 "현장 상황에 맞추어 근로자를 쓸 수 있어야"

전경련은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산업에 대한 긴급 대책 외에도, 산업전반의 위축된 경영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동 및 세제 지원책 또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마스크 등 일부제품 수요가 급증하고, 중국 부품 수급 불안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등 최근 기업들은 어려운 경영환경에 놓여있다. 생산차질의 최소화를 위해 특별연장근로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특별연장근로제의 인가사유가 협소하고 복잡한 절차로 기업의 활용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기업이 현장 상황에 맞추어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폭넓은 사유 인정 등 인가제도의 유연한 제도운영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경련 측의 제언이다.

또 현 위기상황을 기업이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탄력근로 단위기간 연장을 허용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기업의 생산 가동률이 하락하고, 업무시간이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이 짧아 활용에 제약이 크기 때문이다.

끝으로 전경련은 6분기 연속 마이너스로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민간부문의 투자심리를 되살리기 위해 투자 유인효과가 큰 임시투자세액공제 부활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민간부문의 소비와 생산 위축으로 경제에 충격이 예상됨에 따라, 민간부문의 투자 확대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라는 진단이다.

전경련 산업위기 극복 제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