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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총액 상위 200대 상장사 절반 "사외이사 인력풀 부족"

'주주총회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기업의 절반 이상이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를 원하지만 관련 인력풀이 부족해 선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설문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조사, 발표한 결과를 보면 자산총액 기준 상위 200대 비금융업 분야 상장기업 50%가 선임할 수 있는 사외이사 인력풀이 부족한 것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이어 등기, 공시 관련 법 규정에 따른 절차적 부담 24.3%, 외부의 간섭 8.6%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업 규모별로 보면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의 58.2%가 사외이사 인력풀 부족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기업규모가 클 수록보다 높은 전문성과 역량이 요구됨에 따라, 적합한 사외이사를 찾는데 더욱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해석된다.

사외이사가 갖춰야할 가장 중요한 역량에 대해, 조사 기업의 51.4%는 관련 사업에 대한 이해도, 지식 등 '전문성'이라고 답했다. '의사결정 및 감시·감독의 독립성'이 중요하다고 답변한 기업은 48.6%로 나타났다.

기업 규모별로는 상법상 대규모 상장사로 분류되는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의 경우 전문성이 중요하다고 답변한 비율이 54.2%이며, 자산 2조원 미만 기업들은 50%로 나타났다. 기업규모가 클수록 관련 사업이 많고 복잡해 사외이사의 전문성을 더 많이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올해부터 사외이사의 임기제한 등 사외이사 자격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상법 시행령의 시행으로 기업들이 원하는 사외이사의 선임이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30대 그룹 상장사 190개사 사외이사 656명의 출신 이력을 보면 관료가 258명(39.3%)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학계 219명(33.4%), 재계 102명(15.5%), 언론 23명(3.5%), 법조 19명(2.9%), 세무회계 15명(2.3%), 공공기관 12명(1.8%), 기타 8명(1.2%) 등오르 관료출신과 학계출신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이번 설문조사는 큰 기업들도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를 찾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기업 지배구조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과도한 사외이사의 자격제한을 지금이라도 제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