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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기업 51.8% 위기 버틸 실탄 떨어졌다

지난해 상장사 5곳 중 1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도 내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상장사 기업 중 반 이상이 현금성 자산이 줄어들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9일 코스피 상장기업 685개사의 제무재표를 분석한 ‘2019년 상장사 실적 분석’ 보고서에서 3년 연속 지속된 한계기업의 수가 2017년 이후 1년 새 2배로 늘었다며 업황 부진에 기업들의 재무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상장기업의 현금성 자산은 10.3조 원 감소했고 순차입금은 65.7조 원 늘어났다. 상장기업 685개사의 현금성자산은 전년(2018년) 142.0조 원에서 지난해 131.7조 원으로 7.3%(10.3조 원) 감소했다. 현금성 자산이 줄어든 기업은 전체 기업 중 51.8%(355개사)로 나타났다.

전체 상장기업의 현금성 자산은 2년 연속 줄었고, 전년에 비해 감소폭도 커졌다. 기업의 자산대비 현금보유 비중인 현금자산비율도 2016년 9.3%에서 2019년 7.6%로 3년 연속 감소를 보이고 있다. ‘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줄어든 313개 기업 중 적자를 기록한 기업은 133개로 전체 상장사의 19.4%를 차지했다.

순차입금은 171.2조원에서 236.9조원으로 전년 대비 38.4% 증가했다. 즉 순차입금(순부채)이 65.7조원이 1년 새 증가한 셈이다.

차입금은 은행에서 돈을 빌리거나 사채를 발행해 이자를 내는데 이런 부채를 차입금이라고 한다. 순차입금은 차입금에서 회수가 보유한 현금과 예금을 차감한 것을 의미하며, 순차입금을 순부채라고도 한다.

한경연은 차입금은 증가한 데 비해 현금 유입은 줄어들어 기업들의 재무부담이 가중되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보도자료)
(자료=한국경제연구원 보도자료)

지난해 상장기업의 20.9%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지불하지 못하는 한계기업(부실기업)이 2017년 28개에서 지난해 57개로 두배로 늘어났다.

한경연은 한계기업이 늘어난 이유로 기업들의 매출은 정체되고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수익성이 줄어든 탓이라고 분석했다.

작년 상장기업 매출은 1,190.3조 원에서 1,151.8조 원으로 3.2%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111.3조 원에서 55.2조 원으로 전년 대비 50.1%나 쪼그라들어,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회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19년 상장기업이 보유한 평균 재고자산은 99.9조원으로 사상 최대로 집계되었다. 한경연은 작년 재고자산 증가는 팔리지 않아 쌓인 ‘악성 재고’이며, 영업부진과 함께 기업 현금보유를 감소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만성적 한계기업이 증가한 상황에서 코로나19 경제위기로 인해 한계상황까지 내몰리는 기업은 더 늘어날 전망”이라면서 “존립의 기로에 서있는 기업들이 위기를 버텨낼 수 있도록 자금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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