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으로 광주광역시 모든 선거구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당선으로 나타나자 광주 시민들이 놀랄 정도로 파란색 돌풍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는 전라남도에서도 파란색 돌풍을 일으키면서 광주와 전남의 행정과 지방의회, 국회의원까이 일명 '싹쓸이'한 모습이 주목받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21대 총선에서 광주와 전남 지역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의회 권력을 집어삼켰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단체장과 지방의회를 휩쓴 데 이어 총선에서 국회의원까지 싹쓸이하며 광주·전남은 사실상 민주당이 장악하게 됐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광주 8석, 전남 10석을 모두 차지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의 돌풍 속에 단 1석만을 차지한 민주당은 4년 만에 텃밭을 되찾아왔다.
2017년 대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며 민주당에 다시 지지세를 몰아준 지역민들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에 힘을 실어줬다.
민주당은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과 전남도지사를 비롯해 광주 단체장 5명을 모두 차지했고 전남 22개 단체장 가운데 14명을 휩쓸었다.
전남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단체장 가운데 권오봉 여수시장, 정현복 광양시장, 유두석 장성군수, 박우량 신안군수가 복당해 민주당 단체장은 18명까지 늘었다.
광주시의회 23석 중 22석, 전남도의회 58석 중 54석을 가져갔고, 기초의회도 대부분 민주당 의원들이 차지하며 '지방 권력'이 사실상 민주당 독점 체제를 구축했다.
지역의 행정·입법이 사실상 일당의 독주 체제로 흘러가면서 견제 세력 부재로 인한 부작용이 속출했다.
지방의회는 견제 세력의 부재 속에 주민들의 따가운 시선에도 외유성 해외 연수를 떠나는 등 온갖 일탈과 잡음을 일으키며 물의를 빚었다.
의회가 집행부 감시와 견제라는 본연의 역할을 소홀히 하며 행정부도 의회의 '눈치'를 보지 않는 상황이 됐다.
이번 총선에서 같은 민주당 의원들이 국회에 입성하면서 2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받으려는 단체장이나 의원들의 줄 서기, 편 가르기 등 구태 재연도 우려된다.
이미 이번 총선 직전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지방의회 줄 세우기 등이 드러난 바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16일 "민주주의에서는 어느 정도 견제와 균형이 필요한데, 일방적인 쏠림으로 '자신들만의 리그'가 된다면 부작용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당선인들이 새로운 정치를 표방한 신인들인 만큼, 국회에서는 치열하게 예산·정책 경쟁을 하고 지역에서는 건전한 경쟁의 문화가 만들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민주당 전남 당선인 10명은 이날 오전 당선되고 나서 첫 일정으로 광주 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5·18묘지에 모인 이들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헌화와 분향을 하며 오월 영령들의 넋을 기렸다.
참배를 마치고 당선인들은 민주의 문 앞에서 해단식을 열고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국난 속에서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 주신 도민 여러분의 선택에 큰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며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큰 원동력이 됐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이번 총선에서 호남의 선택은 싸우는 국회를 청산하고 국난 극복을 위한 대통합의 정치, 국가 균형 발전을 이루라는 준엄한 명령이었다"며 "당선자 일동은 전남과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광주 당선인 7명도 이날 오전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겸손하고 더 낮은 자세로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들은 "소모적인 정책과 말뿐인 공약이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는 정치를 하겠다"며 "광주형 일자리의 얽힌 매듭을 풀고 코로나19 완전 종식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 코로나 극복 이후 민생 회복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