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윤근일 기자] 중국을 대표하는 통신장비 회사인 화웨이(華爲)가 미국의 제재 속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14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올리버 다우든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체육부 장관은 이날 하원에 출석해 화웨이에 대한 정부방침을 발표했다.
우선 영국 정부는 5세대(5G) 이동통신망 구축에서 내년부터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 장비 구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아울러 유선 광대역 인터넷망에서도 화웨이 장비 사용을 2년 내 중단하도록 했다.
다우든 장관은 "쉬운 결정은 아니지만, 영국 통신 네트워크와 국가안보, 경제를 위해 지금은 물론 장기적으로 옳은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 총선 때까지 우리 5G 통신망에서 화웨이 장비를 완전히 제거하는 방안을 되돌릴 수 없도록 법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웨이 영국 법인 대변인은 "이번 결정은 사람들을 실망하게 했다"라면서 "영국의 모든 휴대전화 사용자들에게 나쁜 소식"이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 대변인은 "이는 영국 디지털 발전의 걸림돌이 될 수 있으며 소비자의 통신 지출을 증가시키고 디지털 격차를 더 크게 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영국 정부가 이 결정을 다시 고려해 볼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에서 화웨이의 미래 발전이 정치화된 것은 매우 유감"이라면서 "이는 안전 문제가 아니라 미국 무역 정책에서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앞으로 영국 정부와 소통하며 영국에서 어떻게 하면 보다 나은 인터넷망을 구축할 수 있는지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그동안 자국 내에서 생산된 반도체를 화웨이로 수출하지 못하도록 규제했지만, 여기서 나아가 미국의 기술을 활용하는 해외 기업도 화웨이에 특정 반도체를 공급하려면 미국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특히 미국 정부는 화웨이와 중국 공산당의 유착관계를 의심하며, 영국을 비롯한 동맹국에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할 것을 촉구해 왔다.
이런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영국의 화웨이 배제를 환영하는 트윗을 올리며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 세계 주요 통신사에 "깨끗하다"며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는 인도의 지오, 호주의 텔스트라, 일본의 NTT와 함께 국내 통신사인 SK텔레콤과 KT를 언급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영국의 화웨이 배제 움직임을 두고 "자유 세계 가치를 보호하는 일"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