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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체불명 씨앗, 최소 9개 주로 확산…식물에 질병 전파·가축 피해 우려

미국 정체불명 씨앗에 농업 당국 '당혹'

미국 정체불명 씨앗
미국 정체불명 씨앗

미국 전역에 소포로 배달된 정체불명 씨앗으로 인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켄터키, 버지니아, 유타, 워싱턴, 루이지애나, 오하이오, 텍사스 등 미국 내 최소 9개 주의 주민들이 중국에서 배달된 정체불명의 소포를 받았다. 소포 겉면에는 그 내용물이 보석, 장난감 등이라고 적혀있었지만, 막상 주민들이 소포를 개봉하면 그 안에는 정체불명의 씨앗이 들어있었다.

텍사스주에 사는 한 주민은 중국 쑤저우(蘇州)에서 온 소포를 받았다. 소포 겉면에는 '목걸이'라고 적혀있었지만, 소포를 열어보니 정체불명의 씨앗이 들어있었다. 그는 이를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오하이오주에 사는 주민도 중국 쑤저우에서 온 소포를 열어본 결과 해바라기 씨앗처럼 생긴 정체불명의 씨앗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각 주의 농업 당국은 이 정체불명의 씨앗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당국은 중국발 소포로 정체불명의 씨앗을 받은 주민은 이를 당국에 신고하고, 그 정체가 아직 불분명한 만큼 씨앗을 땅에 심지 말 것을 요청했다.

루이지애나 농업 당국은 "현재로서는 소포 안에 든 것이 어떠한 종류의 씨앗인지 확실히 알 수 없다"며 "우리는 씨앗의 정체를 확실하게 밝혀내 루이지애나 농업과 환경에 위험이 미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켄터키 농업 당국은 성명에서 "아직 우리는 이것이 장난인지, 인터넷 사기인지 아니면 일종의 바이오 테러리즘인지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충분한 정보가 없다"고 발표했다.

워싱턴주 농업 당국은 "해당 씨앗이 현지 식물에 질병을 옮기거나 가축에 해로운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주문하지 않은 소포에 담겨 배달된 씨앗을 심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미국 동식물검역소(APHIS)는 이날 농무부(USDA), 세관국경보호국(CBP) 등 다른 연방기관과 함께 정체불명의 씨앗의 원산지와 위험성 등을 조사하고 있다. APHIS는 "현재로서는 주문하지 않은 상품을 무작위로 발송해 매출 순위를 올리는 사기, 다시 말해 '브러싱 스캠'이 아닌 다른 것이라고 볼 수 있는 어떠한 증거도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 주 당국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소포 겉면에 '중국우체국'(차이나포스트)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우체국이 확인한 결과 봉투의 정보는 위조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식물 종자는 만국우편연합의 금지 물품에 속하며 중국우체국은 이를 엄격히 준수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