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영업익 5조원'이라는 호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가 코스피 3000선이 무너지는 하락장에서도 약보합으로 선방했다.
29일 SK하이닉스 주가는 전일대비 0.41% 내린 12만2500원을 기록했다. 같은 업종의 삼성전자(-2.03%), 삼성SDI(-4.30%), LG전자(-6.99%), 삼성전기(-2.63%), DB하이텍(-8.07%), 원익IPS(-4.20%) 등과 달리 하락세를 면했다.
이날 한국 코스피 증시에서 외국인은 1조4412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우며 지수를 3000선 밑으로 끌어내렸다. 하지만 SK하이닉스 주식은 종가 기준 175억원어치 이상을 매수했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조126억원으로, 전년보다 84.3%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31조9004억원으로 전년대비 18.2%, 순이익은 4조7589억원으로 136.9% 증가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원격수업, 게임 수요 증가로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주력 제품 판매가 확대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측은 "D램 10나노급 3세대(1Z나노)와 낸드 128단 등 주력 제품을 안정적으로 양산하며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9659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98.3% 늘었다. 4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7조9662억원과 1조7677억원을 기록했다.
하반기부터 D램 가격이 하락하고 4분기 이후에는 원화 강세로 환율 영향을 받았지만, 3분기부터 이어진 모바일 수요가 강세를 보이면서 전년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제품별로 D램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11% 증가했지만, 하반기 가격 약세로 평균판매가격(ASP)은 7% 하락했다. 낸드플래시는 출하량은 8% 늘었고, 평균판매가격은 8% 하락했다.
◆ 올해 영업이익 2배 전망도
한편, SK하이닉스는 올해 D램 시장이 글로벌 기업들의 신규 데이터센터 투자로 서버용 제품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주춤했던 5G 스마트폰 출하량도 늘어나 모바일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PC 시장 역시 노트북과 게임 수요 증가로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수요 증가에 비해 올해 D램 공급량 증가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D램 가격 상승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특히 서버 D램의 강세가 예상된다. 대만의 시장조사기관 D램 익스체인지는 최근 서버 수요들의 반도체 재고 감소로 수요처가 재고 축적을 재개하면서 올해 서버D램 가격이 연간 35∼40%가량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낸드플래시 시장은 올해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의 고용량 제품 채용 증가,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수요 강세와 함께 업계 재고가 감소하면서 하반기부터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SK하이닉스의 연간 매출이 38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11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