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중국 자동차와 게임기 산업을 넘어 전자제품 부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대형 가전 기업인 메이디 그룹(Midea Groupㆍ美的集團)은 발표문을 통해 "제조업계의 반도체 공급은 가전 산업에서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광둥(廣東)성 포산(佛山)시에 본사를 둔 메이디 그룹은 세계 최대의 가전 업체로,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을 주로 생산한다.
메이디 그룹은 글로벌 반도체 부족 사태가 이어지면서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반도체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체로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반도체는 스마트폰이나 휴대용 컴퓨터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에 비해 덜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다.
중국의 가전제품 생산 차질은 전세계 가전제품 시장에도 잠재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국가전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에어컨과 TV의 3분의 2가량을, 전 세계 냉장고와 세탁기의 절반가량을 각각 생산한다.
가전업체의 반도체 부족 사태는 가격 인상으로 연결되고 있다.
중국의 대형 스마트폰 및 가전 제조업체인 샤오미(小米)는 이번 주 반도체 부품 가격 상승을 이유로 일부 TV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기업 자문회사인 인트랄링크(Intralink)의 전자 및 내장형 소프트웨어 책임자인 스튜어트 랜달은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사태는 최첨단의 반도체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면서 가전제품 업계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서치 기업인 이퀄오션(EqualOcean)의 이반 플라토노프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부족 사태가 2022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빚어지는 상황에서 중국은 올해 1∼2월 반도체 수입량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대폭 늘렸다.
SCMP는 지난 3월 9일 중국 관세 당국인 해관총서 자료를 인용해 중국이 올해 1∼2월 수입한 반도체 소자가 총 964억 개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폭스바겐, 포드, 아우디, 도요타, GM, 테슬라 등 해외 주요 완성차 업체 대부분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연초부터 감산에 들어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