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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얀센백신 접종후기

[기자수첩] 코로나19 담당기자 얀센백신 접종후기

얀센(Janssen) 코로나19 백신은 최근 '1회 접종'이라는 특징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화이자(Pfizer)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에 비해서는 국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백신이다.

미국 존슨앤존슨(J&J)의 얀센 백신은 지난 2월27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후 3월9일 주한미군 한정으로 국내에 첫 반입됐다. 미국 내에서 접종 후 희귀 혈전증 사례가 발생해 접종이 중단되기도 했지만 다시 재개돼 미국에서만 1000만명 이상이 접종했고, 유럽의 독일·이탈리아·폴란드·스페인·프랑스 등에서도 접종 중이다.

얀센 백신은 AZ 백신과 동일하게 아데노바이러스를 전달체(벡터)로 사용한다. 예방효과는 평균 66%로 AZ 백신과 비슷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원 유전자를 mRNA(메신저리보핵산) 형태로 주입하는 화이자 백신과 모더나 백신에 비해서는 예방효과가 20% 이상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전문가들은 연구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아 백신별 효과 및 안전성 비교는 어렵다고 한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달 21일 한미정상회담 이후 미국이 한국군 장병에게 백신을 제공하기로 한 것을 계기로, 국내 30세 이상의 예비군·민방위·군 관련 종사자 약 370만명 중 100만명이 선착순으로 얀센 백신을 접종할 수 있게 됐다.

이달 1일 0시에 시작된 얀센 백신 100만명분에 대한 사전예약에는 신청자들이 대거 몰려,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https://ncvr.kdca.go.kr/cobk/index.html)은 시작부터 접속이 지연돼 수만명이 30분 이상 대기하기도 했다.

기자는 카카오와 네이버 앱을 통한 AZ 잔여백신 접종 시도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민방위 자격으로 이날 새벽 1시가 넘어서야 얀센 백신 접종을 예약할 수 있었다. 예약 시스템에서는 지도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잔여백신 검색을 통해 지도에서 가까운 백신접종 병원을 미리 확인해뒀다.

막상 접종 당일이 되자 밀려오는 부담감을 떨쳐내기가 쉽지 않았다. 전날인 13일 얀센 백신을 접종했던 30대가 사흘 만에 숨졌다는 소식을 접한데다, 옆자리 동료 기자도 지난 주말 얀센 백신 접종 후 고열과 몸살, 전신 근육통 등으로 이틀을 앓아누웠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14일 0시 기준으로 발표된 얀센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는 총 581건으로 1000명 중 1명 정도로 볼 수 있다. 대부분인 540건이 접종부위 발적·통증·부기·근육통·발열·두통·오한 등 흔하게 발생하는 증상을 포함한 일반 이상반응이었다. 중대한 이상반응은 41건으로 중환자실 입원, 생명위중, 영구장애·후유증 등 주요 이상반응 18건과 아나필락시스 의심 22건, 사망 1건이다.

또 한국얀센의 '코비드-19 백신얀센주(사스코로나바이러스-2바이러스벡터백신)' 자료를 보면, 지난 4월7일까지 보고된 부작용 가운데 10명 중 1명 이상에 발생할 수 있는 '매우 흔한 부작용'은 두통과 메스꺼움(오심), 근육통, 피로가 있었다. 주사 부위 반응으로는 통증이 있었다. 또 10명 중 1명에 발생할 수 있는 '흔한 부작용'으로는 관절통, 발열, 오한, 기침이 있었으며 주사 부위 반응으로는 빨간 반점(홍반), 피부가 부어오르는 종창이 있었다.

100명 중 1명에 발생할 수 있는 '흔하지 않은 부작용'으로는 발진, 다한증, 근육 쇠약, 사지 통증, 등 통증, 무력증, 병감(권태), 떨림(진전), 재채기, 구인두 통증이 었었다. 1000명 중 1명에 발생할 수 있는 '드물게 나타나는 부작용'으로는 피부 및 피하조직에서 발생하는 알레르기 반응인 과민성 두드러기가 있었다. 아나필락시스는 평가할 수 없는 빈도로 분류됐다.

하지만 주위의 사람들을 위해 어렵게 결심한 것을 번복하고 싶지는 않았다. 예약 시간에 정확히 도착했을 때는 이미 10명 이상이 예방접종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접종을 위해서는 먼저 예진표를 작성하는데, '코로나19 감염을 진단 받은 적이 있습니까? 있다면 진단일을 적어 주십시오'라는 문항이 눈에 띄었다. 의료진에게 물어보니 이는 코로나19 검사 여부가 아니라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에만 해당되는 문항이다.

접종 전 담당 의사는 현재 몸 상태와 주사 이후 쇼크 경험, 독감예방주사 접종 및 부작용 경험, 항응고제 및 아스피린 복용 여부, CT 및 MRI 촬영 및 부작용 경험을 확인한 후, 접종할 백신 이름을 대기실에서도 들릴 정도로 분명하게 알려줬다.

주사 때의 통증은 대부분 접종 후기에서 읽어본 것처럼 크지 않았다. 지혈을 하며 이상반응 여부를 지켜보다 30분 정도 후 '백신 예방접종 내역 확인서'를 받았다. 이는 2차 접종 일정 안내 및 백신 간 교차접종을 막기 위한 것으로 '예방접종 증명서'로는 쓸 수 없다. 증명서는 '예방접종도우미'(https://nip.kdca.go.kr) 또는 '정부24'(https://www.gov.kr)에서 발급하면 된다.

코로나19 예방접종증명서 일부 갈무리
▲ 정부24(https://www.gov.kr)에서 발급한 코로나19 예방접종증명서 일부 갈무리.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예상과 달리 팔에는 별다른 통증이 없었지만 접종 2시간 후 부터 가슴 쪽과 복부에 당기는 느낌이 있었다. 5시간 후에는 등쪽 근육통과 함께 몸이 무겁게 느껴졌다. 다음 날인 현재는 주사 부위와 등쪽에 통증이 있고, 복부에도 통증까지는 아니지만 당기는 느낌이 신경 쓰이는 가운데 휴식을 취하고 있다.

백신 접종에 대한 관심이 큰 만큼 접종 후기들을 쉽게 접할 수 있는데, 공통 관심사는 단연 '백신을 맞는 것이 좋을까' 라는 물음에 대한 답일 것이다.

후기들의 결론은 대체로 '백신을 접종해도 괜찮다', '접종하는 것이 낫다'라고 볼 수 있다. 또 전문가들은 일반적인 수준의 이상반응은 심리적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접종 일정에 따라 어떤 백신이든 편안한 마음으로 접종받아야 근육통 등 단기 부작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하지만 각자의 경험을 일반화할 수 없는데다 기자는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현황과 사례를 매번 접하는 입장이라, 접종을 마친 후인 지금도 선뜻 '괜찮다'고 답하기는 어렵다.

현재까지 예방접종 후 '일반 이상반응' 및 아나필락시스(전신 중증 알레르기 반응) 의심사례는 AZ 백신의 경우 1000명 중 4명, 화이자 백신은 1000명 중 2명 정도에게서 나타났다. 주요 이상반응은 두 백신 모두 1만명 중 2명 정도이며 사망사례 비율은 AZ 백신의 경우 10만명 중 1명, 화이자 백신은 10만명 중 3명 정도다.

혹자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다고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은 아닌데 굳이 위험을 감수해야 하느냐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의 파장이 여전한 이유는 나도 모르게 감염될 수 있다는 것과 함께, 나도 모르게 전파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에 많은 이들이 백신 접종 후의 이상반응에 대한 두려움에도 접종을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자는 함께 사는 사회를 위한 모든 용기있는 선택을 더욱 깊이 존중하고자 한다. 또 한편으로는 현재 200명이 넘는 사망사례 숫자를 볼 때마다 선택의 가치와 아픔을 무겁게 기억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