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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상승세에 5대은행 달러예금 64억 달러 감소

국내 5대 주요 은행에 예금된 달러 잔액이 석 달이 안 된 기간에 64억달러(약 7조4천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크게 오르자(달러 강세), 개인과 기업이 달러 매도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환율 2개월여 만에 1,110원→1,169원 상승

16일 국내 5대 은행인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지난 12일 기준 달러예금 잔액은 총 538억9000만달러다.

5월 말부터 이달 12일 사이 만 3개월이 되지 않는 기간에 63억6600만달러가 줄었다.

주요 은행 달러예금은 올해 1월 말 503억6100만달러에서 매월 점점 늘어 5월 말 602억5500만달러였다. 그러나 6월 말에는 557억2200만달러, 7월 말 542억7000만달러 등으로 최근에는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달러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달러 예금이 감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5월 말 달러당 1,110.9원이던 환율은 이달 12일 1,161.2원까지 올랐다. 상승률은 4.53%에 달한다.

환율은 13일에는 7.8원 추가 급등한 1,169.0원에 마감해 1,170원 선을 육박했다.

환율이 이처럼 눈에 띄게 오르자 개인과 기업이 달러를 일부 정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환 딜러들은 하루에도 여러 번 달러 상승과 하락에 단기로 베팅하지만, 개인과 기업은 환율이 크게 오르거나 내렸을 때 매수·매도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환율 상승세에는 반도체 업황 우려에 따른 주식시장 외국인 매도세,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 등 요인이 작용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9∼13일 닷새 연속으로 9조7천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면서 원화를 달러 대비 약세로 밀어냈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에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됐다.

전문가들은 이런 환율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에는 외국인 주식 순매도 등 단기 수급 요건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광복절 연휴 이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더 늘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수급 요인으로 환율이 단기에 추가 상승할 수 있다"면서도 "국내 경제 기초체력을 고려하면 '공포감'까지 전환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