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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딴판인 미국증시, 확실한 곳에 눈돌리는 투자자들 [#뉴욕증시 전망]

전날 S&P500, 다우지수는 최고치 경신, 돈 맡길 곳 주식밖에 없다는 인식 작용 분석
연준의 테이퍼링 개시 가능성은 여전

미국증시가 16일(현지시간) 경제지표 부진으로 혼조세 마감했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다우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는 뉴욕증시가 한국 증시와 달리 다른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한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17일 "뉴욕증시는 메모리 반도체에 국한된 부담이나, 리스크온(주식이나 고금리 통화 등 리스크가 큰 자산에 자금을 운용하는 것) 분위기는 훼손 됐지만 미국과 한국 주식시장의 분위기가 딴판이다"라며 "미국도 한국처럼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우려에서 자유롭지는 않음에도 S&P500과 다우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6월 25일 이후 조정 국면을 보였고 지난주에는 3% 하락률을 보이며 지난 2월말 이후 최대 폭으로 하락하락했다.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1.08.13

전문가는 투자자들이 실적이 보장된 주식에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고 말한다.

앞서 시가총액 상위에 포진한 대형 기술주들이 오토파일럿 이슈가 있는 테슬라를 제외하고는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은 당일 1.35% 상승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0.6%, 알파벳과 아마존은 각각 0.4%, 0.2%씩 상승했다. 페이스북은 1% 전후의 상승세를 보였다. 테슬라는 미국 도로교통 안전국이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기능 조사 착수 이슈로 4% 이상 급락했다.

유진투자증권 강대석 연구원은 "실적의 안정성과 연속성이 보장된 빅테크에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는 점은 미국경제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하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일각에서는 자금을 둘 곳이 주식밖에 없다는 인식의 영향이 있다고 분석한다.

이는 전날 뉴욕 증시에서 경기민감주 부진 배경에는 경기 모멘텀 둔화 우려가 있었고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으로 글로벌 전반의 제조업 경기가 다소 후퇴됐다는 증권가의 분석 가운데 나왔다.

삼성증권 서정훈 연구원은 "다양한 불확실성 요인이 증시 주변에 산재해 있지만, 자금을 묶어둘 곳은 주식 밖에 없다는 인식이 매수세를 이끄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고 허재환 연구원은 "델타 변이로 미시건대 소비심리지수가 하락했음에도 기업 이익과 성장 경로에 대한 자신감이 크게 훼손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능성은 계속 남아있다.

KB증권 김일혁 연구원은 "미국 물가는 이미 상당한 추가 진전을 달성했다"며 "이제 고용에서 추가 진전이 나온다면 테이퍼링 개시 주장은 더욱 힘을 얻을 것"이라고 봤다.

뉴욕증시 마감 2021.08.16
다음 캡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6일(현지시간) 전장보다 110.02포인트(0.31%) 오른 3만5625.40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71포인트(0.26%) 오른 4479.71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만 29.14포인트(0.20%) 떨어진 1만4793.76으로 하락 마감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8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는 70.2pt로 예상(81)을 크게 하회했고 전일 중국 당국이 발표한 중국의 7월 산업생산지표도 전년 대비 6.4% 증가로 시장예상치(+7.8%)을 하회했다.

삼성증권 서정훈 연구원은 "지난 밤 뉴욕증시는 경제지표 부진과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 등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되면서 투자자의 경계감이 상승했다"며 "시장 금리 하락이 기술주 유형에 호재로 작용하면서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보면 헬스케어 섹터가 1.13% 오르면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유틸리티와 필수소비재 섹터가 상대적 강세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