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해원노조의 이직 선언으로 물류대란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들에게 관심을 보인 곳이 MSC(메디터레이니언 쉬핑 컴퍼니)라는 해운회사다.
MSC는 HMM 직원들을 겨냥해 연봉 2.5배를 내세우며 한국인 선원 채용 공고를 낸 것이 이를 방증한다.
사측이 8% 연봉 인상률을 내세우며 채권은행이자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의 눈치를 보는 사이 25% 두자릿수 임금 인상률을 요구하는 해원노조의 마음은 MSC로 돌아섰다.
해원노조 측이 지난 22일 전체 조합원 대상으로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는 400명(재적 대비 88.3%, 투표자 대비 92.1%)이 찬성했다. 이에 따라 해원노조 측은 오는 25일 사측에 단체 사직서를 제출하는 한편 MSC에 단체 지원서도 낼 예정이다.

◆ 내륙국가인 스위스에 세계 2위 해운사가?
스위스 선사인 MSC는 덴마크의 머스크 다음으로 세계 2위 해운회사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내륙국인 스위스에 위치한 점이다. 머스크가 덴마크에, 세계 3위 CGA CGM이 프랑스, 4위 중국원양운송이 중국, 5위 하팍로이드가 독일에 본사를 두고 있다. 대부분 바다를 접해있는 나라에 소재지를 두는 것과 다르다.
MSC는 1970년 잔루이티 아폰테가 이탈리아에 설립한 해운회사로 1978년 스위스 제네바로 본사를 이전했다.
스위스는 세계적인 금융 중심지 중 한곳이다. 스위스무역투자청 관계자는 "수준 높은 유동 자본 시장과 현대적인 금융 인프라를 쉽게 접할 수 있다"며 "프로젝트별 자금조달이나, 투자 컨설팅 서비스 등도 용이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자국 금융서비스를 소개했다.
선박산업이 거액이 들어가는 만큼 MSC의 성장 배경에는 이러한 스위스의 금융 시스템이 거론된다.

◆ 세계 최대 해운사 노리는 MSC
MSC는 세계 최대 해운기업 자리도 넘보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FT)의 해리 뎀시는 지난 8일(현지시간) 이 회사가 머스크를 추월할 기세라고 소개했다.
MSC의 소렌 토프트 CEO(최고경영자)는 FT에 지난 8월 이후 60척의 중고 선박과 43척의 신규 선박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알파라이너의 TOP 100에 따르면 머스크는 732척의 선박을 보유중이며 MSC는 614척을 보유 중이다. 해당 홈페이지에 따르면 MSC 선박 주문은 51척으로 머스크(15척)의 3배 이상이다.
이를 통해 MSC가 HMM 선원에 대한 파격적인 스카우트 배경을 해석할 수 있다.
한편 HMM 해원노조 측은 이번 파업 배경에 대해 처우개선이 있다고 말한다.
해원노조 전정근 위원장은 "파업을 하면 물류가 멈춘다며 저희를 한두 푼 더 받으려는 집단처럼 바라보는 것에 직원들도 염증을 느끼고 있어 우리를 대우해주는 MSC로의 단체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2~3배의 임금을 주고 외국인 직원을 데려오는 것이 과연 기존 직원들의 임금을 올려주는 것보다 효율적인지 회사가 잘 판단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사측의 재협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나민식 연구원은 "아직까지 사측 제안에 따라 재협의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해원노조가 집단 사표를 제출하고 해외선사로 이직한다면 HMM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