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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양성평등 지수는 개선했지만 경력단절의 벽은 여전

국내 대기업의 양성평등 지수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확산으로 개선됐다. 그럼에도 경력단절의 벽은 크다. 남녀간 연봉격차는 크고 경제활동 참가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보다 낮았다. 전문가는 일자리 확대와 조직문화의 변화를 주문했다.

◆ ESG 영향으로 대기업 양성평등지수 소폭 개선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대표 박주근)는 사단법인 위민인이노베이션(회장 서지희 삼정KPMG 부대표)과 함께 국내 500대 기업의 양성평등지수를 평가한 결과에서 남녀 간 고용·연봉 등 '양성평등지수'가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리더스인덱스 측은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확산하면서 국내 500대 기업들의 여성 직원 비중은 전년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고 말했다.

500대 기업 여성 직원 비중은 26.6%로 전년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여성 임원의 비중이 전년 대비 1.0%포인트 증가한 5.6%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5%를 넘어섰다.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법인의 여성 등기임원을 의무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로 기업들이 지난해 여성 임원 영입을 늘린 것이 영향을 미쳤다. 상장법인은 내년 7월까지 여성 등기임원을 최소 1명 이상 둬야 한다.

여성 여자 업무 사무실 직업 일 책상 컴퓨터
픽사베이 제공

◆ 남녀 평균 연봉 3000만원 격차...낮은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도 한계

이같은 추세 속에서도 남녀 연봉차는 지난해 기준 남성 직원의 평균 연봉은 8천680만8천원, 여성이 평균 연봉은 5천623만8천원으로 3천만원 이상 벌어졌다.

이는 지난해 남녀 근속연수 차이가 전년 대비 0.1년이 감소하면서 연봉 격차도 118만원가량 감소했음에도 나온 결과다.

리더스인덱스 측은 "OECD 국가 가운데서도 연봉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경력단절여성 여성 경제활동
한국경제연구원 제공

여성 경제 활동 참가율도 부진하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 고용률은 OECD 평균(59.0%)보다 낮은 56.7%에 그쳤으며 35~39세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은 OECD 평균(72.4%) 이하인 60.5%에 그쳤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OECD 회원국 내 기업들의 여성 차별 정도를 지표로 만든 '유리천장지수'를 인용해 OECD 회원국 기업의 평균 여성 이사회 임원 비율이 25.6%에 불과했다.

◆ 해답은 일자리 확대와 조직문화의 변화

전문가는 여성을 위한 시간제 일자리, 다양성과 포용의 조직문화 형성을 강조했다..

한국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시간제 고용 등 다양한 근로 형태를 지원하여 더 많은 여성들이 경력단절 없이 경제활동에 참가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양사이버대학교 임희정 교수는 "기업이 인력의 특성을 고려한 인사관리, 여성인재 육성, 일과 가정의 양립 지원, 다양성과 포용의 조직문화 형성 등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입법조사처의 전윤정 입법조사관은 "우리나라 여성들의 장기간의 경력단절, 여성일자리부족, 경력단절 후 일자리 질저하 등이 주요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며 "장시간 근로문화의 개선, 출산여성에 대한 불이익등이 주요 해결과제로 제기되고 있으며, 이에 대해 포괄적인 여성 경제활동 참여 지원 대책, 맞춤형 여성일자리정책이 수립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