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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와 산업] “제조원가 상승이 무섭다”…중소기업이 우려하는 탄소중립

중소기업 77.6% 제조원가 상승 애로사항으로 꼽아
중기중앙회 "중기 전용 전기요금제, 납품단가 연동제 등 도입해야"
원자재비용도 상승해 전산업분야 생산비 2% 이상 상승 분석

중소기업 4곳 중 3곳은 정부의 '2050 탄소중립과 2030 온실가스 40% 감축'과 관련해 제조원가 상승을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원자재 가격 상승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여서 중소기업 비용 부담 우려도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6일 내놓은 '2050 탄소중립 관련 중소기업 실태조사'(11월 9일~19일 제조 중소기업 352곳 대상으로 진행) 결과 '원부자재, 전기료 인상 등 제조원가 상승'(77.6%), '시설 전환에 필요한 자금 부족'(53.1%), '정부, 지자체의 규제 강화'(14.5%)를 탄소중립, 온실가스 감축 기조 강화로 예상되는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그만큼 추가로 드는 비용에 대한 부담 의견도 상당했다.

거의 모든 중소기업(95.7%)은 탄소중립으로 인해 추가로 드는 비용이 '부담이 된다'라고 응답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탄소중립으로 인해 추가로 드는 비용 중 가장 높은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으로 '시설교체·설치비용'(63.1%)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원자재 가격 인상(18.5%)', '전기요금(12.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라고 전했다.

중소기업 탄소중립 에로사항 2021.12.06
중소기업중앙회 자료 캡처

◆ 탄소중립 부정적으로 보는 중소기업계, 동참 필요성은 절반 이상 느껴

중소기업들이 보는 온실가스 감축은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중소기업 88.4%가 '정부의 2030 온실가스 40% 감축목표'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응답했고 감축과 달성 시기 모두 가능하다고 보는 의견도 11.6%에 불과했다. 대부분 중소기업은 '감축은 가능하나 2030년까지 불가능하다'(68.2%)라고 봤다. 탄소중립 및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대응계획을 '가지고 있다'라고 응답한 업체는 7.1%에 불과했다. '수립할 계획이 있다'라는 기업도 6.8%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탄소중립 동참 필요성에는 64.2%나(매우 느끼고 있음 6.5% + 대체로 느끼고 있음 57.7%)이라고 응답한 점은 눈에 띄었다.

중소기업들은 탄소중립 계획 수립의 어려운 점으로 새로운 환경 적응에 자금과 인력이 부족하다(58.7%)고 호소한다. '탄소중립에 대해 이해하고 검토할 시간적 여유 부족'(18.5%) '저탄소 제품생산/공정 전환에 대한 인센티브 부족'(14.9%)도 언급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탄소중립 이행 의지와 정책목표간 괴리를 축소할 수 있는 지원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전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양찬회 본부장은 "독일에서는 탄소중립으로 인한 에너지비용 부담 경감 및 산업경쟁력 유지를 위해 철강 등에 전기료 인하ㆍ환경세 감면 등의 다각적인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중소기업 전용 전기요금제, 납품단가 연동제로 중소기업의 전반의 그린(Green) 격차를 축소할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 탄소중립에 수입 가격 부담도 올라

중소기업계가 탄소중립으로 인한 제조원가 상승을 우려한 가운데 원자재 수입 가격도 오르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지난 1일 발간한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의 배경과 국내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원자재인 가스(원유), 금속광물(철광석), 비금속광물(구리와 알루미늄)의 3분기 수입 가격이 지난 2017년 대비 크게 올랐다. 보고서에 따르면 원유 가격 36.3%, 철 금속 가격 33.1%, 철광석 147.3% 상승했다. 이중 철광석은 계약 시점과 인도 시점의 시차가 있어 가격이 후행하는 측면이 있다고 보고 30.3% 오른 것으로 연구원은 추산했다.

연구원은 이런 가격 변화 결과 전 산업에서 2.28%, 제조업에서 3.46%의 생산비 증가를 유발한 것으로 봤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탄소중립, 온실가스 감축 기초에 직면한 중소기업계는 비용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떠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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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ESG 가이드라인, 중소기업에도 확산 가능성

앞서 정부는 지난 1일 K-ESG 가이드라인을 발표함에 따라 중견 중・소 기업들을 위한 간소화된 항목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탄소중립에 따른 중소기업들이 해야 할 일들이 명확해질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 임지우 연구원은 "가이드라인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1~2년 주기로 개정될 예정이며, 2022년에는 업종과 규모별 가이드라인까지 추가로 제공될 예정이다"라며 "국내 기업들의 ESG 경영 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