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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조선 수주 내수 빼면 엇비슷…한국이 생산성·선가 높아

지난해 국내 조선업계 수주 실적이 중국에 밀리며 1위 자리를 내줬으나 해외 수주만 비교할 경우 물량이 엇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부가가치 선박을 많이 수주해 수익 측면에서는 낫다는 평가도 나온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조선업 전체 수주량은 1744만CGT(표준선 환산톤수)로, 중국의 2292만CGT에 밀리며 수주 실적 1위 자리를 내줬다.

중국과의 수주량 격차는 548만CGT로, 중국이 압도적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 자국 발주량이 831만CGT로 우리나라의 306만CGT보다 171% 많다. 이를 제외한 수주량은 우리나라가 1438만CGT, 중국이 1천461만CGT로 양국 간 차이가 23만CGT에 불과하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국 내 수주량은 글로벌 수주경쟁력 판단에 있어 대표성을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며 "오히려 상대적으로 해외 시장에선 우리나라 수주 경쟁력이 높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대우조선해양, 새해 첫 수주 LNG
대우조선해양, 새해 첫 수주 LNG [연합뉴스 제공]

중국과의 생산시설 차이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국내 조선사의 도크(건조공간) 수는 37개로, 중국(109개)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러한 생산시설 차이를 고려하면 그만큼 우리나라의 생산 효율성이 높은 것이라는 게 정부와 업계의 설명이다.

각국의 수주량을 해당국가 전체 도크를 활용해 건조한다고 가정하면 도크당 한국은 47만CGT, 중국은 21만CGT를 생산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척당 선가 역시 한국은 1억900만달러, 중국은 4800만달러로 큰 차이를 보인다.

특히 전세계 조선업계의 트렌드가 고부가가치·친환경 선박으로 옮겨가는 가운데 지난해 고부가가치 선박의 경우 전체 발주량(1940만CGT, 302척 규모)의 65%에 해당하는 1252만CGT(191척)를 우리나라가 수주하며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친환경 선박도 전 세계 발주량(1709만CGT) 중 64%를 우리나라가 따내면서 전 세계 수주량 1위를 달성했다.

무엇보다 지난해 실적은 한때 심각한 침체 위기를 겪으며 조선업의 몰락까지 거론됐던 국내 업계가 다시 반등하며 8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이 평가했다.

지난해 수주 실적은 전년(823만CGT) 대비 112%,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2019년(958만CGT) 대비 82% 증가한 것이어서 국내 조선업이 회복을 넘어 재도약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또한 한때는 일본에도 추월당하며 밀렸지만, 상황이 반전돼 이제는 일본의 과거 수주량을 한중 양국이 가져가는 모양새다.

전세계 수주량 중 일본의 비중은 2019년 17.2%에서 2020년 14%, 지난해 8.9%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