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 현대글로비스 지분 10% 매각
지배구조 이슈 속 다음 행보는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전망
확보된 자금으로 순환출자고리 일부 해소할수 있어
칼라일 등장에 현대글로비스 주가 상승 요인 추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이 지난 5일 현대글로비스 지분 10%를 글로벌 사모펀드 칼라일이 설립한 프로젝트 가디언 홀딩스에 시간외 매매로 매각했다. 거래금액은 6113억원이다. 이를 두고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준비 분석과 주가 상승 가능성,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이 지배구조 개선으로 이어질지 등이 나온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12월 30일 새로 시행된 공정거래법이 총수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상장사를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으로 확대하자 규제를 피해야할 필요가 목적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현대글로비스 지분구조는 정의선 회장 약 20%(정확히는 20% 미만), 윌헬름셀 11%, 칼라일 10%, 현대차 4.88%, 정몽구 재단 4.46%로 바뀌었다.
한국투자증권 김진우 연구원은 "1월 시행된 상법 개정안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 글로비스가 대상에서 제외되기 위해서는 총수 일가 합산 지분을 30%에서 20% 아래로 낮춰야 했는데 현대차그룹은 블록딜에 따른 주가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일 투자자에게 대주주 지분 매각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 송선재 연구원은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된 잠재적 규제를 회피할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고 미래에셋증권 류제현 연구원은 "이번 거래를 통해 대주주의 지분은 30%에서 20%로 하락, 불확실성이 제거됐다"고 분석했다.
정의선 회장은 지배구조를 변화시켜야 하는 숙제가 있다. 전문가는 이번 지분 정리가 지배구조 변화와 경영권 승계 준비단계로 본다. KB증권 강성진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가 국내매출 비중을 축소하고, 자동차운반선 분야 등에서 비현대차그룹으로의 매출비중을 확대하는 등 불공정행위의 소지를 축소해왔다는 점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이 지분 매각의 유일한 이유로 이해하기에는 어렵다고 본다"며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변화 및 경영권승계가 필요하고, 이번 지분 매각이 그 준비과정일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 다음은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이 이 다음 행보로 예상한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을 통해 정의선 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의 주식을 구주매출 방식으로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이를 통해 정 회장(534만주)은 3,093억원∼4,044억원, 정 명예회장(142만주)은 823억원∼1,076억원을 각각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안타증권 최남곤 연구원은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을 통해 확보된 현금에 더해 글로비스 지분 매각 대금까지 더하면 현대모비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일부라도 끊을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에는 현대차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디테일이 좀 더 구체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김진우 연구원은 "이번 거래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로 직결 될지는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 현대글로비스 주가 상승 요인 생겨
이런 가운데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대주주 지분 매각 다음날인 6일 전 거래일보다 1만1000원(+6.36%) 오른 18만4000원이다. 전문가는 오버행(언제든지 매물로 쏟아질 수 있는 잠재적 과잉물량) 이슈에 해소에 주목한다.
하나금융투자 송선재 연구원은 "소액주주들이 우려했던 대주주 지분매각 관련 오버행 이슈를 완전히 해소시켰으며, 지분 인수자가 사모펀드라는 점에서 현대글로비스의 장기 비전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 등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프로젝트 가디언 홀딩스 설립사가 칼라일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재무적 투자자를 넘어 현대글로비스 경영에 참여해 회사 기업가치 역할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한 정의선 회장이 지분을 매각할 경우 동반매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도 확보했다. 대주주인 정의선 회장으로서는 우호 지분율에 변동이 없어 안정적인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다.
김진우 연구원은 "칼라일의 등장에 따라 현대글로비스의 신사업 투자와 주주환원 정책이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재무적 투자자를 넘어 기업가치를 중장기적으로 끌어올리는 전략적 투자자 역할을 병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현대글로비스 PER(주가수익비율)도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저점이다.
류제현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는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 PER이 1.0배로 역사적 저점에 가까운 상황이고 비계열 물량 확대로 계열물량 의존도가 낮아지는 등 재평가 요인도 존재한다"며 "대주주 지분 관련 불확실성 제거로 주가 상승 모멘텀이 본격화"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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