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와 에디슨모터스가 M&A(인수·합병) 투자 계약 체결에 합의했다.
쌍용차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에디슨모터스가 지난해 11월 3일 M&A 양해각서를 체결한 지 두 달여 만에 본계약을 체결하게 된 것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이날 서울회생법원에 에디슨모터스와의 투자계약 체결 허가 신청을 할 예정이다.
법원의 허가가 나면 하루 뒤인 11일 에디슨모터스가 3천48억원가량을 쌍용차에 투자하는 내용이 담긴 본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쌍용차와 에디슨모터스는 인수 금액과 자금 사용처 사전 협의 여부 등을 두고 이견을 보여 계약이 지연됐다.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지난달 27일까지였던 계약 체결 법정 기한은 이달 10일로 연기됐다.
에디슨모터스는 우선 쌍용차 정밀실사 기간에 잠재적 부실 가능성이 확인됐다며 인수 금액 삭감을 요구했고, 인수금액은 애초보다 51억원 삭감된 3천48억원으로 결정됐다.
아울러 에디슨모터스는 500억원의 운영자금을 쌍용차에 지원하는 대신 쌍용차의 사업 계획과 자금 활용에 관여할 수 있도록 한 단서 조항의 계약서 삽입을 요구했다.
이에 쌍용차 측은 '월권행위'라고 반발하면서 사업 계획과 기술 개발 등은 기업 기밀로 분류되기 때문에 자금 내역도 공유할 수 없다고 맞섰다.
전날까지 협의를 이어오던 양측은 본계약 체결과 동시에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합의했다.
에디슨모터스는 계약 체결과 함께 계약금 150억원을 지급한다. 앞서 양해각서 체결 당시 지급된 155억원을 합치면 인수대금의 10%가 쌍용차에 지급되고, 계약금과 별개로 운영자금 500억원도 추가 투입된다.
에디슨모터스는 업무협약을 통해 쌍용차가 운영자금 500억원을 사용하기 전 에디슨모터스와 사전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애초 에디슨모터스는 계약서에 해당 내용을 명시하기를 요구했지만, 양측이 서로 한발씩 물러나면서 합의를 도출했다.
업무협약에는 올해 출시되는 쌍용차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내부 인테리어 및 그릴 등을 개선하는 내용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앞서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올해 판매되는 차부터 바뀌어야 한다"며 "대시보드 등 내부 인테리어와 그릴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에디슨모터스는 본계약 체결 이후 관계인 집회 개최 5영업일 전까지 인수 잔금 2743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에디슨모터스는 KCGI로부터 추가 자금을 투자받아 인수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를 위해 사모펀드 KCGI, 키스톤PE와 컨소시엄을 구성했지만, 약속한 투자금을 준비하지 못한 키스톤PE를 컨소시엄에서 제외했다.
에디슨모터스는 키스톤PE가 투자하려고 했던 1050억원가량을 KCGI로부터 투자받기로 했다. KCGI는 쌍용차 인수에 단독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해 쌍용차 지분율 34~49%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는 3월 1일까지 채권자별 변제계획과 쌍용차 주식 감자비율 등이 담긴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이어 관계인 집회를 열고 채권단 3분의 2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법원의 최종 승인을 받을 수 있다.
통상 기업 M&A에서 인수 대금은 채권 상환에 활용된다. 쌍용차의 공익채권 규모는 3천900억원이며, 회생채권을 합치면 부채 규모는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익채권을 우선 변제해야 하므로 에디슨모터스의 인수대금 대부분이 공익채권 상환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회생채권 권리가 있는 채권자들이 낮은 변제율을 이유로 회생 계획안을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