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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현대중공업 주가 하락…EU, 합병 제동

[산업키워드]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 합병 차질
현대중공업의 온갖 노력에도 EU 경쟁당국 합병 제동 번복 안해
경쟁사 없는 K-조선 상황과 LNG 가격 겹쳐...LNG에 민감한 EU 상황 나탄난 듯
현대중공업 "특정기업 독점 어려워"...정기선 "조선산업 체질 개선 위한 것"
 <한 단어를 선정해 산업계 소식을 종합해서 소개합니다. 오늘의 주제는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입니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의 주가가 11일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주식 시장에서 한조해는 전 거래일보다 2.54% 내린 9만9900원을 기록하며 10만원선이 깨졌고 대우조선해양은 1.57% 내린 2만5150원에 현대중공업은 4.04% 하락한 10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복수의 유럽연합(EU) 경쟁 당국 관계자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차단을 준비한다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에 말한 가운데 나타났다. 이전부터 EU의 양사 합병 제동 가능성은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해 12월 10일 EU 경쟁당국이 양사 합병에 거부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FT의 보도 이전부터 지지부진한 3사의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는데 투자자들은 이미 이미 양사의 합병 제동을 예상한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 새해 첫 수주 LNG
대우조선해양, 새해 첫 수주 LNG [연합뉴스 제공]

◆ LNG선에서 강세보인 K-조선, LNG 민감한 유럽 건드렸나

눈에 띄는 것은 LNG선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량의 87%를 차지했다.

LNG선은 유럽에게 중요한 위치를 가지고 있다. 유럽은 주요 LNG 선사들이 몰려있다. 미래에셋증권 이학무 연구원은 올해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LNG 선박 발주도 늘것이라고 봤다.

여기에 글로벌적인 탄소중립 움직임 속에서 EU는 LNG 발전을 부분적인 친환경 발전으로 포함했다. 난방 뿐 아니라 에너지 발전을 위한 LNG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 대목이다.

LNG선의 호황은 양날의 검이다.

케이프투자증권 김용민 연구원은 "LNG선의 호황이 국내 조선사에 더욱 의미가 클 것"이라며 "LNG선에서 국내 3사를 제외한 경쟁업체는 중국의 후동중화뿐이고 이마저도 중국 향 발주를 건져서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비어있는 도크를 차지하기 위한 선주사들의 경쟁으로 더 높은 가격에 수주가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외신 보도를 통해 LNG 독과점 우려로 인한 인수합병 무산 가능성이 지배적 의견으로 나온다"고 전했다.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조선 인수합병
케이프투자증권 보고서 캡처

◆ K-조선, 경쟁자가 없다는데 인수합병이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클락슨의 집계에서도 지난해 전세계 선박 발주량 중 중국이 49%로 1위, 한국은 37%로 뒤를 이었다. 중국은 2000년대 조선굴기를 내세운 이후 저렴한 노동력과 금융지원 등을 무기로 수주경쟁력을 강화시키며 조선 점유율 1위로 우뚝 섰다. 그럼에도 전문가는 K-조선이 경쟁자가 없다고 한다.

김용민 연구원은 "한국 조선산업은 과거 일본, 중국과 경쟁했지만 현재 고부가가치 선종에서 글로벌 수주 점유율이 압도적이다"며 "국내 조선사들은 수익성이 높은 LNG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위주의 수주를 하였으며 이는 곧 입찰 가격이 높음에도 선주사들이 고부가가치 선박 발주시 국내 조선소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그는 "국내 조선사들의 글로벌 시장 내 입지는 중국과 경쟁 구도 성립이 되지 않을 정도로 유리하다"고 봤다.

그렇다면 인수합병 없어도 유리할텐데 인수합병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CES 2022에 참석하면서 이번 인수합병에 대해 "대우조선과의 기업결합은 단순히 기업 간 M&A가 아니라 조선산업의 체질을 개선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LNG 운반선을 우려한다고 전한 바 있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EU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LNG 선박 가격 인상을 자제하고 자사 기술을 중소 조선소에 일부 이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현대중공업이 조선소 일부 매각까지 내놨음에도 EU의 거부 방침을 돌리지 못했다.

현대중공업 측은 FT에 조선 시장이 점유율 만으로 시장 지배력을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시장 수조상 특정기업의 독점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EU 경쟁당국의 양사 인수합병 심사 기한은 오는 20일까지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중간 조선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019년 3월 한국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기업결합을 위한 심사를 6개국(한국∙중국∙일본∙유럽∙카자흐스탄∙싱가포르)에 요청했다. 중국과 카자흐스탄, 싱가포르는 조건없는 기업결합 승인을 했지만 유럽에서 제동이 걸렸다.

EU가 심사 결과를 확정하면 한국과 일본의 심사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용민 연구원은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불발시 단기 투자심리 악화가 가능하다"고 봤다.

<투자 결과의 책임은 정보를 이용하는 투자자님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