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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원자재-인건비 상승에 휘청…분양가 상승 우려

최근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으로 인해 건축 원자재와 인건비가 동시다발적으로 상승하면서 건설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건축물 골조 공사를 담당하는 철근콘크리트 업체들은 자재 가격 인상을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섰고, 인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공사 중단도 불사한다는 방침이어서 공사 차질까지 우려되고 있다.

25일 대한전문건설협회에 따르면 전국철근콘크리트연합회는 지난 18일 전국 100대 건설사를 대상으로 건설자재비 및 인건비 급등으로 계약단가를 올려주지 않을 경우 단체 행동을 취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연합회는 공문에서 철물과 각재·합판 등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 레미콘·철근 등 원도급사의 지급자재 중단과 지연에 따른 간접비와 인건비 상승분 등을 고려해 하도급 대금의 20% 상당을 증액해달라고 요구했다.

연합회는 건설사들이 손실 보전에 대한 보상을 확약서 양식으로 다음달 1일까지 보내주지 않을 경우 해당 현장에 대해서는 3월 2일부터 '단체행동(셧다운)'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공사 중단을 물론 분쟁조정 신청을 내고 하도급법 위반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등 집단 투쟁을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전문건설협회가 이날 오후 원·하도급사 간의 대금 갈등을 진정시키기 위한 간담회를 열고 사태 진화를 위한 중재에 나선 상태지만 해결 방안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자재비와 인건비 급등은 건설현장의 사실상 모든 공종에 해당하는 부분이어서 일부 공종에 한해서만 가격을 올려주긴 어렵다"며 "자재비 상승 등으로 인해 원도급자(건설사)도 어렵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레미콘-철근값 급등에 건설사 비상
레미콘-철근값 급등에 건설사 비상

이날 간담회에서 뾰족한 방안을 찾지 못한다면 공사가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건설 자재 가격은 전방위로 상승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훼손으로 건설현장의 필수 품목인 철근, 시멘트(레미콘) 등 자재비와 노무비가 급등하는 추세다.

철근콘크리트연합회에 따르며 공조 공사에 투입되는 철물과 각재·합판 가격은 지난해 상반기(3∼8월 계약분) 대비 각각 50% 상승했다.

철근의 원재료인 국제 고철 스크랩 가격도 13년 만에 처음으로 t(톤)당 60만원을 넘어서면서 현대제철 등 철강사들의 철근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멘트 업계도 시멘트 가격 생산에 절대적인 유연탄 가격 급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국제 유연탄 가격은 호주 뉴캐슬탄 6천㎉ 기준으로 지난해 1월 t당 평균 103.0달러에서 작년 4분기(10∼12월)에는 272.3달러로 급등한 상태다.

이 때문에 시멘트 업계는 지난달 유연탄과 요소수 등의 원자재 가격 인상을 감안해 이달부터 시멘트 가격을 18%가량 올려줄 것을 레미콘사 등에 통보했다. 이 경우 1종 벌크시멘트 가격이 t당 9만3천원으로 뛴다.

국내 시멘트사들은 러시아산 유연탄 의존도가 75%에 달해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연탄 가격이 더 오를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시멘트 가격 인상은 레미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전국 레미콘협의회는 최근 종합건설사의 자재담당 모임인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에 공문을 보내 다음달부터 레미콘 가격을 25% 이상 인상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건설업계는 전방위 자재 가격 상승 압박으로 건설단가 인상은 물론 원·하도급사 간의 갈등도 심화할 것으로 우려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반영해 분양가상한제 대상 공동주택의 기본형 건축비를 2.64% 인상했다.

이에 따라 ㎡당 건축비 상한금액(16∼25층 이하, 전용면적 60∼85㎡ 기준)은 178만2천원에서 182만9천원으로 오른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재 단가가 계속해서 오르면 현재 수주했거나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에서 손실이 불가피하고, 이로 인해 사업 차질도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결국 분양가 인상으로 이어져 건설사는 물론 계약자들에게도 부담이 되는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