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서는 디지털 경쟁이 일어났다. 카카오 등 빅테크의 무서운 성장 속도가 이를 부채질했다.
카드 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카드 업계에서는 늘 '가명점 수수료 인하' 문제가 들리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다. 카드사의 수수료 수입이 늘어나게 되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대해 논의가 이뤄지게 되고 카드사들은 울상을 짓게 된다. 매출이 1억원 이상인 자영업자는 카드사에 80만원의 수수료를 내게 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정부는 코로나로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카드 수수료를 낮추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카드사들 입장에서는 수익이 감소한다. 이점에 있어서 카드사들은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불리하게 된다. 카드 업계에서는 경쟁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불만섞인 목소리를 낸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7일 재경일보와의 통화에서 카드 수수료 문제에 대해 "카드사도 마찬가지고 모든 경쟁 상황과 관련해 가장 좋은 해결책은 시장 경쟁에 맡기는 것이다. 모든 경제학의 목적은, 공정성과 효율성이다. 정부가 인위적으로 개입하게 되니 카드사의 인력이 90% 감소됐다. 정부의 개입으로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카드 수수료나 빅테크와 관련해서도 정부가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새로운 신사업이 나오면 정부가 허가를 해줘야지 막아버리니, 누가 벤처 기업을 만들어낼 것인가"라고 답답해했다.
그는 이어 "경쟁해 살아남아야지 정부가 인위적으로 몇 %를 정해주는건 바람직하지 못하다. 빅테크 기업은 편리성이 있는거 아니냐. 카카오페이를 봐도 신용카드와 연계 돼 결제된다. 카드사와 같이하는 거다. 시장 경쟁에 맞겨 놓으면, 사람들이 쓰지 않을 시 자연스럽게 없어지는거 아니냐. 이런 방식으로 가야한다"며 "수수료를 정해준다는건 자율시장 경쟁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지급결제 시장에서 빅테크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카드사들은 데이터의 활용과 역량 극대화를 강조하고 있고 고객에게 새로운 금융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빅테크와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카드사들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디지털 플랫폼 회사로 탈바꿈하고자 움직이고 있다.
'데이터 기업'이라는 것은 데이터를 활용한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방대한 데이터로 소비자를 파악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에 데이터의 활용 가치는 한층 높아지고 있다. 국내 데이터 산업은 급성장 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 디지털 전환이 계속되고 있다.
현대카드의 상황을 보면,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은 작년 말 분사됐다. 현대카드는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태영 부회장은 현대카드에 집중하기 위해 현대캐피탈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현대자동차의 금융 계열사는 카드, 캐피탈, 커머셜이 있는데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에 집중한다. 그는 작년 9월 현대캐피탈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현대카드는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사업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PLCC를 개척한 현대카드는 해당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PLCC는 카드사와 기업 간 일대일 협업을 하게 된다. 카드사인 현대카드는 파트너사와 데이터 동맹을 맺으며 상품에 특화된 혜택과 서비스를 담는다.
이를 통해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현대카드는 그동안 업계 1위 기업과 잇따라 PLCC 출시 제휴를 맺었다. 강력한 데이터 파워를 활용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비즈니스를 해나가고 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카드 사용 인구가 가장 높다. 중국의 경우는 카드 시장을 넘어 QR로 넘어갔다. 중국은 카드가 없다. 4차 산업인 QR로 넘어갔다"며 "우리나라도 카드 업계가 긴장해 QR코드 결제처럼 4차 산업에 맞는 결정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