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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와 산업] 탄소배출권 가격 하락, 국내선 공급 과잉 해외선 정책 불확실성

2월 국내 배출권 장내 거래 가격 15% 하락
유럽에선 정책 불확실성에 탄탄한 수요에도 급락 보여

국내 배출권 장내 거래가격이 2월 하락세로 마감했다. 전문가는 이번 달 배출권 시장에 변동성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해외에서는 정책 불확실성으로 탄소배출권 가격이 부진했다.

온실가스 감축 탄소 감축

7일 SK증권에 따르면 2월 국내 배출권 장내 거래 가격은 15% 하락했지만 3만원선 붕괴는 면했다.

SK증권 박기현 연구원은 "KAU21은 배출권 공급 과잉이 우려됨에 따라 꾸준히 약세 흐름을 보였는데 18일 시장변동성 확대기간이 발동됨에 따라 시장조성자들이 매수에 나서기 시작했다"며 "이에 따라 3만원선을 방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제한적인 추가 수요에 시장은 1월 보다 부진한 경매 실적을 보였다. 지난 2월 9일 진행된 2월 유상할당 경매 응찰 비율은 30%로 1월(42%)을 밑돌았다.

한국 탄소 배출권 거래 실적
SK증권 보고서 캡처

3월 국내 배출권 장내 거래 가격은 급락 가능성이 낮다. 환경부 등 당국이 배출권 공급 과잉 문제를 인지하고 있고 배출권을 거래하는 증권사의 매수 여력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다만 공급과잉이라는 악재가 아직 큰데다 할당 대상 기업들이 매수 보다는 차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박기현 연구원은 "명세서 제출 기한 전후로 가격 및 거래량의 변동폭이 활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 EU 배출권, 우크라이나 사태에 기후 정책 변화가 변수로

국내와 달리 해외는 정책 불확실성으로 배출권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EU 배출권 가격이 국내와 달리 탄탄한 수요에도 가격이 급락했다. 전문가는 EU 배출권 가격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EU 기후 정책에 달렸다고 본다.

EU 배출권 가격의 하락이 의외인 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석탄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EU 배출권 경매는 연 평균 1.4:1의 응답률을 보였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루 이뤄진 지난 3일 경매에선 2.26:1을 보였기 때문이다.

DB금융투자 강대승 연구원은 "EU의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상승했는데 급등한 에너지 가격에 석탄, 원자력 활용 확대 가능 소식과 강도 높은 기후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EU 경제 둔화에 따른 배출권 수요 감소 및 기존 EU 기후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대두되었다"고 전했다.

EU 탄소 배출권 거래 동향
DB금융투자 보고서 캡처

EU 배출권 가격도 국내처럼 변동성 확대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강대승 연구원은 "전쟁 장기화로 인해 EU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며 EU가 기후 규제에 기존보다 완화적인 스탠스를 보인다면 배출권 가격 변동성이 추가로 확대될 수 있다"며 "전쟁이 단기에 종료되고 EU가 기존의 탄소 배출 규제 강도를 유지 한다면 EU 탄소 배출권 가격은 재차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