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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해지율이 사업에 끼치는 영향

잡아두는 게 목표다. 떠나면 끝이다. 이것이 장사의 처음과 끝이기도 하다. 통신사도 마찬가지다. 이동통신사들은 고객 확보에 목숨을 건다. 통신업계에서는 통신 3사의 해지율 수치에 대해 언급된다. 해지율은 충성 고객 확보에 대한 평가이기 때문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에 통신사들은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방책을 마련해둔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이동통신 3사의 이동전화 해지율은 낮아졌다. 각 이통사 고객 이탈도 줄었고 수익성도 개선됐다. 2015년 2분기 통신 3사의 이동전화 해지율이 모두 1%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통신 3사가 동시에 해지율 1%에 진입한건 처음이었다. 당시 SK텔레콤은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해지율을 나타냈고 KT와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 사업을 시작한 이래로 해지율이 가장 낮았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KT의 이동통신 가입자 해지율이 통신 3사 중 가장 높았다. 해지율 1위라는건 불명예다. 고객만족도가 높았다면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2021년 KT의 이동통신 가입자 해지율은 1.43%였다. 전년(1.33%보다 0.1% 높아진 수준이다. 같은기간 LG유플러스의 해지율은 1.36%다.

KT에서는 작년 10월 25일 오후 전국적으로 89분 동안 통신장애가 일어났다. 인터넷이 되지 않았고 보안 장치도 작동되지 않았다. 휴대전화부터 인터넷을 KT로 이용하던 고객은 이날 큰 불편을 겪었다. 택시 요금 결제도 되지 않았고 식사 대금도 결제도 마찬가지였다. 119 상황실도 정지됐다. 초연결 사회에서 취약점이 그대로 노출된 사건이라고 해석됐다.

이 사건으로 KT 고객들은 KT 통신망에 대한 안정성에 의구심을 갖게 했다. KT는 피해보상 부분에 대해서도 가입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이것이 가입자들을 떠나게 만들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KT는 고객이탈을 막기 위해 고객 혜택을 강화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해지율이 가장 낮은 통신사가 되겠다는 포부다. 고객 경험을 통해 충성 고객을 늘리는 '찐팬'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13일 재경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동통신 관련해서는 온라인 요금제를 강화하고 있고 어린이·청소년 요금제도 새롭게 내놨었다. 청소년 요금제는 업계에서 처음 나온 것이다. 또한 타사에는 없는 지인 결합 서비스가 있다. '유플러스 투게더'는 꼭 가족이 아닌 친구도 저희 상품을 쓰면 결합 가능하다. 저희만의 독특한 서비스다. 이것도 해지율 저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고객가치 혁신을 위해 여러가지 캠페인을 하고 있다. 이것과 관련해 서비스와 프로모션을 계속해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작년 10월 기준, 5G 커버리지가 가장 넓은 통신사는 SK텔레콤이다(2만2118.75㎢). LG유플러스가 1만8564.91㎢, KT는 1만6448.47㎢로 집계됐다. 통신품질은 주파수 폭에 비례한다. 주파수 폭이 넓을수록 5G 다운로드 속도가 빨라진다.

통신 사업은 현금 창출 사업이기 때문에 충성고객이 많으면 이통사는 안정적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충성 고객이 많을수록 데이터 확보도 용이하고 이를 통해 새 사업 모델을 발굴할 수 있다.

이동통신 업계 한 전문가는 이날 재경일보와의 통화에서 "통신장애 대란으로 당시 고객들은 업무상 굉장한 손해를 입었기에 타사로 이동하는 사용자들도 있었다. 안정성 때문에 KT를 쓰는 사람이 있었는데 작년 사태로 그것이 아니게 됐다"며 "통신품질이 LG유플러스에 비해 압도적이지도 않다. KT가 사용자한테 제공해줄 수 있는 강력한 무언가가 없다. 해지율은 소비자 만족도가 반영된 성적표"라고 했다.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