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의 눈] 하방 압력에 대비하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선을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국방부 국방정보국의 스콧 베리어 국장은 10일(현지시간)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장기화한 분쟁을 준비 중이라고 본다"며 "푸틴 대통령은 여전히 돈바스를 넘어서는 목표를 성취하려 한다"고 밝혔다.
앞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9일 2차대전 승전 기념 열병식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전면전 선포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종전도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의 휴전 협상도 진전이 없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40억달러 규모의 국방 관련 물품을 지원했으며 추가 지원 의지도 가지고 있다.
이를 두고 미국도 전쟁의 장기화에 대비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쟁의 장기화는 투자자들에게 하방 압력을 대비해야하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 김성근 연구원은 11일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시장은 당분간 하방 압력에 노출될 전망이다"며 "에너지 시장이 안정을 찾는데 예상보다 오래 걸릴 수 있고 달러 강세로 외국인 수급 환경에서도 기대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국제유가는 WTI 기준 전 거래일보다 -3.23% 내린 배럴당 99.76달러로 11거래일 만에 100달러를 하회했다. 중국의 코로나19 제로 정책에 봉쇄 조치가 장기화되면 서 원유 수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금지하기로 한 대러시아 제재안의 조기 합의 가능성이 줄었기 때문이다.
전쟁의 장기화는 에너지 시장 내 불균형이 지속되는 것을 의미한다. 러시아산 원유 디스카운트 폭이 유의미하게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유가 변동성도 상향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화 가치는 숨고르기 중이지만 20년 내 최고치 수준이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달러화지수는 지난 9일 장중 104.2를 기록해 2002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킹달러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유럽 경제 상황은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는 경기 침체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이 경기 연착륙이 가능하다는 의견과 대치된다.
김성근 연구원은 "파운드화와 유로화는 달러 대비 약세를 보였는데 미국에 비해 유럽권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미국 만큼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경기에 더 큰 타격을 받는 쪽은 유럽"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증시의 하방 압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개별 이슈에 따른 증시 흐름 가능성이 나온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전반적인 증시의 반등 탄력은 제한적인 채 개별 실적 이슈에 따른 업종 및 종목간 차별화된 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증시에서 중요한 것은 기업 실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염승환 이사는 "2700이하에서는 주식을 매도하기 보다는 포트폴리오 전환 혹은 적극적인 주식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며 "시장은 어렵지만 실적주에 지속 집중"할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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