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반도체 공급 부족에 차·전자제품 더 비싸질 듯

전 세계적 공급 부족으로 반도체가 들어간 제품들의 가격이 이미 상승한 가운데 앞으로 이들 제품이 더 비싸질 전망이다.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미국 인텔 같은 파운드리 회사들이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매체 CNBC는 24일(현지시간) 반도체 업계 애널리스트들을 인용해 TSMC와 삼성, 인텔 등 메이저 파운드리들이 추가적인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인 세미컨덕터의 애널리스트 피터 핸버리는 "파운드리들은 이미 지난해 가격을 10∼20% 올렸다"면서 "우리는 그보다는 소폭(5∼7%)이지만 올해에도 또 한 차례 가격 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핸버리는 파운드리들의 가격 인상은 일정 부분 수요 증가 때문이기도 하지만 생산 확대를 위한 비용 때문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화학물질 가격이 10∼20% 오른 데다 반도체 생산설비를 건설할 인력이 부족해 이들의 임금을 올렸다는 것이다.

닛케이 아시아는 최근 TSMC가 고객사들에 가격을 올릴 계획이라고 통지했다고 보도했다. 채 1년도 안 돼 두 번째 가격 인상을 고지한 것이다.

TSMC는 인플레이션 우려와 각종 비용의 상승, 생산설비 확충 계획 등을 이유로 들어 한 자릿수 가격 인상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TSMC의 로고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대만 TSMC의 로고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또 블룸버그는 삼성도 최대 20% 반도체 생산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핸버리는 "지속된 반도체 칩 부족으로 고객사들이 공급을 확보하려 밀어붙이다 보니 제조업체들은 프리미엄(추가 비용)을 물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 업체 포레스터의 애널리스트 글렌 오도널은 반도체 가격이 인플레이션 수준에 맞춰 약 10∼15%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칩 제조업체들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악화한 공급망 문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공급은 아직도 제약돼 있지만 수요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연합뉴스 제공]

애널리스트들은 이런 반도체 가격 인상이 결국 이들 반도체가 탑재된 다른 완제품의 가격으로 전가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도널은 PC와 자동차, 장난감, 소비자용 전자제품, 가전제품 등의 가격이 더 비싸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 제품은 이미 마진이 빡빡하다. 그러니까 그들은 가격을 올리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

핸버리는 "칩 가격 인상은 이를 이용해 다른 제품을 만드는 생산 공정상 하위 계통의 모든 고객사에 압박을 가중할 것"이라며 "이들은 이 가격 인상을 그들의 고객사에 전가하거나 아니면 더 낮은 수익성을 감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