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 투자전략] 산유국 증산에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감
110달러를 넘는 국제유가가 산유국들의 증산 노력에도 상승했다. 전문가는 에너지 업종 비중 확대 조언한다.
2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유(WTI) 기준 국제유가는 배럴당 116.87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1.40% 상승했다.
OPEC과 비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 석유장관 회담에서 7월과 8월 일간 64.8만배럴을 증산하기로 합의했다. 증산 규모는 기존 43.2만배럴 대비 약 50% 가량 늘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도 증산 합의에 포함됐다.
국제유가 상승세는 원유재고 증가의 영향이다. 지난주 원유 재고는 미국의 드라이빙시즌 영향으로 전주대비 506.8만배럴 감소해 시장 예상치(-50만배럴)를 크게 웃돌았다. 중국 상하이시 봉쇄 해제로 원유 수요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유안타증권 투자컨설팅팀 관계자는 "OPEC플러스의 증산 합의에도 상승 마감했는데, 미국의 드라이빙 시즌 진입으로 원유 재고는 506.8만 배럴 감소와 중국의 봉쇄 완화로 수요 강세 전망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미국증시는 상승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만3,248.28(+1.3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4,176.82(+1.84%),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종합지수 1만2,316.90(+2.69%)을 기록했다.
국내 증시도 3일 오전 산유국 증산 소식에 서비스업 등이 강세였다.
유안타증권 투자컨설팅팀 관계자는 "향후 원유 증산 가능성으로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으로 밸류에이션이 하락했던 서비스업 등이 강세였다"고 말했다.
케이프투자증권 나정환 연구원은 "OPEC플러스가 증산 합의에 이른 점은 원유 가격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인플레이션 완화 가능성을 높이고, 미 연준의 추가적인 긴축 가능성을 낮추는 것"으로 해석했다.
변수는 유럽연합(EU)의 러시아 에너지 수입 중단 합의다. EU는 연말까지 EU는 파이프라인을 통한 수입은 유지하되, 전체 에너지 수입의 2/3이상인 해상을 통한 수입을 금지한다.
러시아는 OPEC+의 증산 합의에 들어갔지만 감산 가능성도 존재한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올해 러시아는 하루 160만 배럴, 내년 200만 배럴 정도, 원유 공급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며 OPEC+ 증산 합의에도 러시아의 감산을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산유국 노력에도 유가가 상승한다면 경기 침체 가능성은 높아진다.
유럽과 이스라엘 순방에 나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도 순방 국가에 추가했다. 이를 두고 증산 요청 위한 순방이라는 분석이 있다. 미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사우디 등에 증산을 거듭 요청했으며, 러시아 침공 직후 사우디의 빈살만 왕세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통화 요청을 거절하기도 했다.
허재환 연구원은 "제 계산으로는 유가가 130~140달러를 넘어가면, 미국 가계소득 증가분과 에너지 소비 증가 분이 유사해지고 미국 경기가 침체에 진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며 " 미국 주식시장 바닥 논란이 이어지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시장도 추가 상승세를 우려한다. 나정환 연구원도 "아직 시장은 증시가 추세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믿지 않는 등 투자심리가 여전히 불안정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른 투자전략은 유가 상승 방어 업종의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IBK투자증권 투자분석부 관계자는 "유가 상승 리스크를 방어할 수 있는 업종은 에너지 업종이며, 리오프닝 이후 석유 제품 수요 증가에 따라 정제 마진 상승으로 구조적 성격의 이익 상승이 진행 되고 있다"며 "중국의 산업 생산 재개와 러시아의 유럽 석유 수출 금지가 원유 가격 상승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기에 원유 가격 상승 헤지를 위한 에너지 업종 활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선 유가 안정시 고유가 피해 업종의 반등 가능성도 언급한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염승환 이사는 "국제유가는 비록 상승했지만 그동안 증산에 미온적이던 OPEC의 변화가 생겼다는 점이 물가 우려를 다소 완화시켰다"며 "유가는 여전히 높지만 유가가 안정화된다면 고유가 피해주들의 반등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염승환 이사는 "추세적 지수 상승은 아직 시간이 많이 필요하나 악재의 무게가 가벼워지고 있는 만큼 반등에 무게를 두고 2700포인트 이하 주식 비중확대 전략으로 대응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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