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1.75%→2.25%로 0.5%p 올려
3차례 연속 금리 인상은 이번이 처음
7월이어 8월 금통위도 빅스텝 전망 나와
이창용 총재 발언에 따라 코스피 지수 변동성 불가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3일 오전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75%에서 2.25%로 0.5%p(포인트) 올렸다. 이번 금리 인상은 빅스텝으로 불리는 0.5%p 단위의 기준금리 인상과 3번 연속 인상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한국 증시로는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해졌다.
증권가에선 이미 한국은행의 빅스텝 단행이 예상되어왔다. 높은 기대 인플레이션과 소비자물가 그리고 원화 약세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 김성수 연구원은 "최초 '빅 스텝' 인상의 가장 큰 이유는 물가"라며 "일반 물가 지표들뿐만 아니라 기대 인플레이션, 임금 상승 기대, 대외 환경 등 물가를 상승시킬 수 있는 요인들 대부분은 물가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6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6.0% 증가했다. 소비자물가는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하반기 고점을 더 높여갈 수 있다. 하반기부터 전기 및 가스비 가격이 인상되기 때문이다. 직접적으로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0.3%p이지만, 간접적인 영향까지 고려한다면 +1%p에 달할 것이다.
기대 인플레이션도 높아지고 있다. 6월 기대 인플레이션은 3.9%로 2012년 4월 이후 최고치다. 상승하는 속도도 빠르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2%를 기록한 이후 3%를 상회하기까지 13개월이 소요됐지만, 지난 3월 3.1%를 기록한 이후 3개월만에 3.9%까지 상승했다.
원화 팬데믹으로 경제가 봉쇄됐던 2020년 3월보다 약세를 보이면서 1300원/달러를 상회했다. 최근 무역 수지가 적자를 보이고 있고, 휴가 시즌 및 국경 개방으로 해외 여행객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시장은 우려한다. 원화 약세는 수입물가 상승을 견인하면서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성수 연구원은 "연초부터 약세를 보이던 원화 가치는 최근들어 약세 폭이 더욱 가팔라지는 중이고 달러 가치 상승했으며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무역수지 등 대외 여건도 비우호적"이라고 지적했다.
신한금융투자 안재균 연구원은 "6월 기대인 플레이션은 3.9%로 약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당분간 기대인플레의 하락도 기대하기 어렵다"며 "대외 여건이 다소 악화되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 빅스텝의 적기는 7월 금통위"라고 설명했다.
◆ 긴축 국면에 들어간 한국, 8월 금리 인상 가능성 높아
이번 한은 빅스텝으로 한국 경제도 본격적인 긴축 국면에 들어가게 됐다. 안재균 연구원은 "신한금융투자의 한국 중립금리 추정치는 대략 2.15% 수준인데 기준금리가 2.25% 이상으로 운영될 경우 중립 수준을 상회하면서 긴축 효과가 강화된다"며 "향후 소비와 투자 전망이 낮아져 경기 성장세엔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될 수 있는 경기 상황 고려 시 50bp 인상은 부담이었다라는 해석이 우세해질 수 있다"며 "기준금리가 중립을 넘거나 근접했던 2008년 및 2011년 4분기에 소비와 설비투자는 실제로 감소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금리 인상은 상수가 되었다. 문제는 얼마나 올리느냐 이다. 다음달 열릴 8월 금통위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0.25%p 인상부터 0.5%p의 빅스텝 전망이 나온다.
김성수 연구원은 "관건은 8월인데 '동결이냐 25bp 인상이냐'보다는 '25bp 인상이냐 희박하지만 또 다시 50bp 인상이냐'를 고민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가장 중요한 물가는 대부분 요인들이 유례없이 높은 수준이고 단기간 내에 안정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반면, 경기가 긴축을 감내할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렇다면 조금이라도 괜찮을 때 최대한 긴축 강도를 조이는 것이 타당하다"며 "역대급 상황이니 역대급 대응도 비이성적인 선택은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KB증권 임재균 연구원은 "높은 물가와 기대 인플레이션 그리고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7월 금통위에서 한은 총재의 매파적 발언 스탠스에 따라 등으로 7월에 이어 8월 금통위에서도 빅 스텝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저성장이 금리인상 국면을 끝낼 카드가 될수 있다. 임재균 연구원은 "2022년 성장률은 기존 2.7%에서 2%중반까지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 우려가 높은 가운데, 2% 중반의 성장 전망은 한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낮추기에는 부족하다"며 "2.4%로 예상한 2023년 성장률 전망치가 잠재 성장률 수준인 2%초반까지 하향 조정될 경우 시장은 1%대의 성장을 우려하기 시작할 것이다. 금리 인상이 2022년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다"고 말했다.
◆ 이창용 총재의 고민, 국내 증시 영향은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빅스텝 결정 요인이 물가만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달 21일 "빅 스텝은 물가 하나만 보고 결정하는 게 아니다. 물가가 올랐을 때 우리 경기나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봐야 한다"며 더구나 우리나라의 경우 변동금리부 채권이 많기 때문에, 가계 이자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통위원들과 적절한 조합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이창용 총재의 발언이 향후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
미래에셋증권 서상영 본부장은 "이창용 총재의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 인상폭과 횟수가 예상보다 매파적인 행보를 보일 경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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