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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선복량 120만TEU로 확대…전략자산에 15조원 투자

국내 최대 국적선사인 HMM이 향후 5년간 선복량(적재공간)을 12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늘리고, 해운 전략자산에 15조원을 투입한다.

HMM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는 김경배 HMM 대표를 비롯해 임직원 100여명이 참석했다.

2016년부터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체제로 운영 중인 HMM이 이와 같은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힌 것은 10년래 처음이다.

HMM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해운업 호황에 힘입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조1천486억원을 기록하는 등 2020년 4분기 이후 6개 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 중이다. 또 지난 3월에는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위아 대표를 역임한 김경배 사장을 신규 선임했다.

HMM은 환경규제, 디지털 전환 등으로 글로벌 해운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최대 국적선사로서 탄탄한 성장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전략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HMM이 이날 발표한 실행전략은 크게 ▲ 컨테이너선 및 벌크선 사업전략 ▲ 환경규제 변화에 따른 대응 전략 ▲ 디지털 가속화 대응 전략 ▲ 경쟁력 제고를 위한 조직역량 강화 전략 ▲ 사업기반 투자 및 재무전략 등으로 나뉜다.

HMM 배 컨테이너선
HMM 제공

먼저 HMM은 해운사로서의 역량 강화를 위해 현재 82만TEU가량의 선복량을 2026년 120만TEU까지 확대한다.

또 터미널 등 물류 인프라를 확보해 수익기반을 강화하고, 추가 노선 확대 등 서비스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아울러 컨테이너와 벌크 사업의 균형 성장을 추진하기 위해 현재 29척인 벌크선 사업 규모를 2026년 55척으로 90% 확대한다.

선대는 해운 얼라이언스(동맹) 노선을 확보할 수 있는 대형선과 이머징 마켓 중심의 중형선, 아시아노선을 주로 운항할 소형선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된다.

HMM은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환경친화적 물류 서비스도 강화한다.

HMM은 기존 선박에 대해서는 저유황유로 대체하고, 스크러버를 설치하는 등 대응을 마친 바 있다. 이에 더해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등 친환경 연료 기반의 저탄소 선박 확보에도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친환경 연료 개발을 선도하기 위해 대체 연료 관련 협의체도 구성할 방침이다.

HMM은 중장기적으로 AI(인공지능) 운임 솔루션을 적용하는 등 디지털화에도 속도를 낸다.

HMM은 최근 온라인 선복 판매 플랫폼 '하이퀏'(Hi Quote)을 자체 기술력을 통해 개발했으며, 디지털 전략을 추진하기 위한 전담 조직도 곧 구축할 예정이다.

아울러 HMM은 사업별 주요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화주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세일즈 조직의 전문성을 제고하는 한편 해상직원 양성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이와 함께 HMM은 해운시장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26년까지 5년간 15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선박·터미널·물류시설 등 핵심 자산에 10조원, 선사·친환경 연료·종합물류 등 사업 다각화를 위한 사업에 5조원이 각각 투입된다. 특히 향후 해운시장의 경쟁 논리는 친환경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보고 LNG 추진선 등 친환경선에 4조 가까이 투자할 계획이다.

이 밖에 HMM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위해 ESG 전략 실행을 위한 전담 조직을 신설해 2025년까지 분야별 목표를 추진하기로 했다.

중장기 전략을 직접 발표한 김경배 HMM 대표는 "투자를 하지 못하면 미래에 생존하지 못한다. 이는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투자"라며 "재무적으로 무리가 가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HMM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해 소액 주주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HMM 주가가 기대에 못 미치는 면이 있지만, 사업적 이슈와는 다르다고 보고 있다"며 "튼튼하고 건강한 회사를 만들면 펀더멘털이 좋아져 주가도 좋아지고, 주주가치도 제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윤성 HMM 전략재무총괄 전무도 민영화와 관련해 "아직 HMM에는 (정부가 보유한) 영구전환사채를 조기 상환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 영구채 상환을 요구해도 전환청구권이 우선되기 때문"이라며 "(HMM의 민영화를 위해선 영구채를 보유한) 정책기관의 의사 결정도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