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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폭 넓히는 與당권주자들…權·張 '브라더'는 갈등설 진화

국민의힘 차기 당권을 노리는 주자들이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당 안팎에서 '권성동 원톱 체제'에 대한 '흔들기 시도'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김기현·안철수 의원의 행보가 두드러진다.

20일 오전 국회에서는 두 의원이 주도하는 공부모임과 토론회가 연달아 열렸다.

3회차를 맞은 김 의원의 모임에는 56명, 2회차인 안 의원의 토론회에는 35명이 각각 참석해 세를 과시했다.

최근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을 둘러싼 대통령실 '사적채용' 해명 논란, 친윤계 불화설 등으로 '리더십 리스크'가 거론되는 틈을 발 빠르게 파고들며 이들이 당내 기반 다지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두 사람은 이준석 대표의 윤리위 징계 이후 줄곧 정권 초기 집권여당에 안정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논리로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해왔다.

당헌·당규에 따라 이 대표의 징계 상태를 '궐위'로 해석하며 직무대행 체제를 관철한 권 대행을 향해 연일 견제구를 날리는 모습도 이런 주도권 확보 다툼의 연장선에서 해석된다.

민·당·정 토론회 강연자 발표 듣는 안철수 의원
민·당·정 토론회 강연자 발표 듣는 안철수 의원 [연합뉴스 제공]

김 의원은 이날도 모임 후 '권 대행 체제에 대한 당내 일각의 우려'에 관한 질문에 "당내 여러 어려운 사정 때문에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지지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고 국정 동력도 점점 약해지고 있다"며 현재의 '임시 지도체제'와 관련해 "절박한 위기감", "숙제 중의 숙제"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지도체제 정비'를 내세웠지만, 여권 지지율의 동반 하락세와 관련해 사실상 권 대행 체제가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비판의 의미로도 해석된다.

안 의원은 토론회 모두발언에서 대내외적 경제·안보 상황을 "총체적 난국"으로 규정하며 "이런 상황을 뚫고 나가 정책적으로 올바른 판단을 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 정부 여당의 책임 있는 자세"라고 강조했다.

이후 기자들이 권 대행 체제에 대한 견해를 묻자 "지금 그렇지 않아도 당내 사정에 대해서 여러 가지 우려 목소리가 있(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당내 상황과 관련해 21일 입장을 밝힐 계획이라고도 예고했다.

안 의원이 이날 자신의 토론회를 "인수위 2기"로 표현한 것도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출신으로서 현 정부와의 연결고리를 부각, 당내 기반을 다지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권 대행과 장제원 의원은 연일 갈등설 진화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권 대행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대통령실 채용과 관련한 제 발언에 대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특히 청년 여러분께 상처를 줬다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소위 '사적 채용' 논란에 대해 국민께 제대로 설명해 드리는 것이 우선이었음에도 저의 표현으로 논란이 커진 것은 전적으로 저의 불찰"이라고 덧붙였다.

청년층을 향한 공개 사과인 동시에, 전날 자신을 향해 "말씀이 거칠다"고 지적한 '브라더' 장 의원의 '직언'을 전적으로 수용했음을 보여주는 제스처로도 해석된다.

이와 관련, 장 의원은 의원총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권 대행의 사과를)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나"라고 평가했다. 이어 "지도체제 문제로 왈가왈부하는 건 옳지 않다"며 권 대행 체제에 다시 한번 힘을 실었다.

뒤이어 의총장을 빠져나온 권 대행은 장 의원이 먼저 법제사법위원장직 당내 경선을 포기하고 연장자인 김도읍 의원에게 자리를 양보하기로 했다며 '아우 띄우기'로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