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주말 저녁 비 오는 중에도 거리 활발…정부 '자발적 방역' 동참 당부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아요. 대부분 그렇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은데요."
서울시 관악구의 먹자골목인 '샤로수길'에서 만난 20대 대학생 A씨는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생각을 이같이 밝혔다.
샤로수길은 서울대 정문에서 서울대입구역으로 이어지는 관악로, 서울대 후문에서 낙성대입구 사거리로 이어지는 낙성대로를 가로로 연결하는 좁은 길이다.
주말과 공휴일에 젊은이들의 유동 인구가 아주 많은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날은 평일이고 비가 내리는데도 북적북적한 분위기였다.
샤로수길의 한 가게 직원은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사람들이 많아졌다. 마스크를 안 쓰고 다니는 사람도 많다"며 "밤 12시가 넘게까지 놀고, 택시 잡기도 쉽지 않다"고 최근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달 들어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유행 재확산세가 눈에 띄게 커졌고, 이 날에는 신규 확진자 수가 이틀 연속으로 7만명대를 찍었다. 수요일 기준으로는 지난 두 달 여만에 최다였다.
하지만 이날 저녁 9시쯤 샤로수길 주점들의 실외 테이블은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꽉 차 빈자리가 없었다. 한 가게의 사장은 "다행히 아직까지는 거리두기하기 전처럼 (손님들이) 많이 오고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고물가로 인해 영업이 쉽지만은 않은데 손님이 다시 줄어들까 우려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재유행은 주말에도 계속됐다. 23일에도 7만명에 근접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1주일 단위로 신규 확진자 수가 2배 안팎으로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이 계속됐다.
하지만 이날 저녁 9시쯤 서울시 광진구의 먹자골목인 '건대 맛의 거리'는 인파로 거리가 가득 찼다.
건대 거리는 건국대학교를 중심으로 자리한 대학 상권이자 서울 주요 번화가 중 한 곳이다. 고깃집, 술집 등 온갖 맛집이 즐비하고 카페, 오락실, 보드 카페들도 있어 평소 20~30대 청년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다.
심야 시간은 아니라 두 세 군데 빈 테이블이 있는 고깃집들이 있었지만, 실내 테이블이 손님들로 가득차서 밖에 대기하는 사람들이 있는 가게들도 적지 않았다.
입장을 기다리던 20대 B씨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린 이후에 사람이 많은 곳에 외출하는 데 별다른 부담감이 없다"고 했다.
인근 포장마차 업주는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유동인구가 확실히 늘었다고 했다. 다만 그는 매출이 여전히 좋지는 않다고 했다.
이유에 대해 그는 "코로나19 이전에는 대부분 가게가 24시간 영업을 했지만, 거리두기 해제 이후에는 새벽 1~2시에 영업을 마감하는 곳이 많아 장사가 여전히 잘 안 된다"고 답했다.
25일 서울 마포구의 홍대앞 어울마당로 일대도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공영주차장도 이미 가득 차 빈 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특히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은 버스킹 공연장이었다. 럭키러브와 레드크루가 공연한 홍대 버스킹존 두 곳에서는 사람들이 공연자를 둘러쌌고, 버스킹 열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홍대 유동인구는 사회적 거리두기 전후로 관련 빅데이터 분석자료가 생산될 만큼 방역에 있어 많은 관심을 모은다. 서울경찰청에서는 이곳을 유흥밀집지역으로 보고 음주운전 집중단속에 나선 상태다.
인근 한 가게 직원은 "코로나 확진자가 다시 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며 "술집마다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는 여름 전부터 계속되어 왔고, 8월에는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20~3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하다. 질병관리청은 적어도 향후 2~3주 동안에는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26일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현재 상황에 대해 모임인원이나 시간제한 같은 일률적 제한조치 없이 맞는 첫 번째 유행이라며, 국민에게 자발적 방역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일상회복을 지속하면서도 재유행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과 참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에서도 불필요하거나 급하지 않은 외출·만남을 줄이고, 대규모 행사 참석 및 여러 사람이 모이는 밀폐된 시설 방문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