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과 환율 상승으로 여파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제품 가격을 올리겠다는 기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국제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 환율 급등, 임금 인상에 따른 채산성 압박에 시달리면서 원가 부담의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8일까지 매출액 500대 기업 중 12대 수출 주력 업종의 대기업(100개사 응답)을 대상으로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기업 영향'을 조사한 결과 상반기 중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고 밝힌 기업이 49.0%였다.
하반기에도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제품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기업은 63.0%에 달했다. 나머지 37.0%는 제품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제품가격 인상 계획이 있는 기업들의 평균 가격 인상 폭은 제조원가 부담의 9.6% 수준일 것으로 집계됐다.
하반기 중 제조원가 부담의 제품가격 반영 예상 비율을 업종별로 보면 ▲ 석유화학·석유제품 13.6% ▲ 일반기계·선박 11.7% ▲ 전기·전자 8.1% ▲ 바이오헬스 7.5% ▲ 자동차·부품 7.2% ▲ 철강 6.9% 순이었다.
국제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 지속 기간에 대해서는 응답 기업의 절반가량인 49.0%가 내년(상반기 25.0%·하반기 24%)까지로 전망했다. '올해 연말', '기약할 수 없음'이라고 답한 기업도 각각 23.0%나 됐다.
정부의 대응책으로는 '원자재 수입 관세 인하'를 꼽은 기업이 42.3%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해외자원개발 지원 등 안정적 원자재 수급처 확보'(36.3%), '정부의 원자재 비축물량 방출'(11.3%), '폐자원 재활용 지원'(5.3%), '원자재 사용 감축 공정기술 개발에 대한 지원'(4.0%) 순으로 나타났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국제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인해 국내 기업들의 매출이 감소하고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주요 원자재에 대한 관세 인하, 법인세 감세 등으로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경감시켜주고 해외자원개발 등 원자재 수급 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