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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휴가 부담에 홈캉스, 촌캉스 뜬다

한 커뮤니티에서 00호텔 숙박비용이란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이달 첫째주중 알아보니 1박에 25만원인 것을 보고 홈캉스가 최고인 듯 하다고 말했다. 이에 댓글에서는 "다른 곳도 거의 50% 이상 더 많이 받고 있다""숙박업계 이해는 하지만 다들 휴가가 이맘 때니 참 아쉬운 상황" 이라며 높아진 휴가지 물가에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홈캉스를 두고 "홈캉스 하면 뭐해야 하지""홈캉스 중 우리 반려동물과 같이 시간보내기""숙박잡기엔 너무 비싸"라며 다양한 게시글을 올렸다.

7말 8초 여름휴가 극성수기이지만 휴가를 포기하고 집에서 휴가를 보내는 일명 '홈캉스'(집+바캉스)족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지난 해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나타났다면 올해는 코로나19 재유행과 함께 고물가까지 겹친 탓이다.

야놀자 강릉지역 숙박 호텔료 2022.08.03
강릉지역 호텔 1박 기준 요금. 8월 3일 기준 [사진=야놀자 캡처]

지난 6월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국내 항공료는 19.5%, 국제 항공료는 21.4% 증가했다. 기름값의 경우, 1년 전보다 경유는 50.7%, 휘발유는 31.4%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는 29.1% 상승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3일 "코로나가 재유행과 함께 여전히 항공권, 숙박비 등 전체적인 휴가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며 "이에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첫 여름휴가 시즌을 맞아 국내외로 여행을 계획하던 많은 이들이 휴가 포기를 선언하고 있다"고 전했다.

촌캉스(농촌+바캉스)도 인기를 얻고 있다. 고물가로 시골로 소박한 여행을 떠나는 트랜드다.

직장인들이 모인 모 커뮤니티에서도 촌캉스 숙소 소개, 촌캉스 감성, 촌캉스 혼자왔다는 글 등이 게시되어있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2019년부터 올해 6월 12일까지 각종 SNS와 온라인 뉴스 등에 게재된 30만 건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농촌관광과 관련해 건강과 촌캉스(농촌+바캉스) 검색량이 늘었다.

촌캉스 지역으로 가장 선호하는 곳은 수도권에서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한 경기 동부와 강원 서부 지역이었다. 해당 지역은 다양한 관광지(두물머리·용문사 등)에서 레포츠(레일바이크·수상레저 등)를 함께 즐길 수 있어 온라인 언급량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지역으로는 경기 양평군이 가장 많이 검색됐으며 강원 양구군이 뒤를 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2022년 트렌드 키워드로 선정된 '러스틱 라이프'가 여름휴가에 반영된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며 "물가 상승 등의 이유로 휴가 비용에 부담을 느낀 MZ세대들이 비교적 저렴하면서 재미있는 휴가로 눈을 돌린 것"으로 해석했다. 러스틱 라이프는 도시생활의 편리함을 그대로 누리면서 시골에서 느낄 수 있는 여유와 편안함을 동시에 추구하는 삶의 방식으로 2022 트렌드 코리아에서 처음 나왔다.

촌캉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참석자들이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앞걷고싶은거리에서 열린 농협 '농촌에서 여름휴가 보내세요' 캠페인에서 초가집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