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폭우가 강남을 휩쓸고 가면서 페라리, 포르쉐 등 수억 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외제차들의 잇단 침수 접수 신고에 손해보험사에 비상이 걸렸다.
손해보험사들이 지급해야 할 외제차들의 침수 보상액이 역대 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폭우가 이번 주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 외제차 침수 피해 접수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0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등 대형 손해보험사에 지난 8일 폭우로 접수된 외제차만 1500여대에 달한다.
이 가운데는 5억원을 훌쩍 넘는 페라리도 침수 차량으로 피해 접수가 됐으며 2억3000여만원 짜리 벤츠 S클래스, 1억8000여만원 짜리 포르쉐 파나메라, 1억7000여만원 짜리 벤틀리 등 초고가 차량도 줄을 이었다.
벤츠, BMW, 아우디, 볼보 등의 고급 외제차들도 각 손해보험사에 수백여 대가 침수 피해로 접수됐다.
삼성화재의 경우 10일 오전 8시 기준 총 2371건의 침수 차량이 접수됐는데 이 가운데 외제차가 939대로 외제차 침수로 인한 손해액만 251억4000만원에 달했다.
DB손해보험의 경우도 9일 자정 기준 총 1천247대의 침수 피해가 접수된 가운데 외제차는 397대였다. 아울러 나머지 대형 및 중소형 손보사들까지 합치면 외제차 침수만 1500여대 달할 것으로 손해보험업계는 추정했다.
손보업계에서는 태풍이나 폭우로 인한 차량 침수 시 전손 처리 등을 고려해 대당 1000만원 정도를 손해액을 추정하는데 이번 폭우는 외제차가 밀집한 강남 지역을 강타하는 바람에 손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각 손보사는 지난 8일 폭우로 강남 지역에 고급 차량이 대거 침수되자 9일 비상 회의를 열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했을 정도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고가 외제차들이 몰려있는 강남 지역에서 차량 침수 접수가 밀려들면서 자동차보험 보상 쪽에서 패닉 상태"라면서 "침수되면 거의 전손 처리해야 해서 이런 고급 외제차의 경우 보험사로서는 손실이 크다"고 말했다.
손보사 관계자는 "이렇게 많은 고가 외제차들이 침수로 접수되는 경우는 매우 드문 사례로 워낙 대당 가격이 높기 때문에 자동차 보험 손해율에도 많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면서 "모처럼 안정됐던 자동차 보험 손해율이 다시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