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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 소홀로 KT에 벌어진 일

본연의 역할을 외면하면 지탄을 받는다. 사고까지 발생하게 된다면 비판의 강도는 더해진다.

KT가 체질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탈통신'을 외친 뒤 사고가 벌어졌다. 뒷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KT는 2020년 3월 취임한 구현모 대표 체제에서 이른바 '디지코(Digico)'로의 전환을 추진했다. 그러나 본업인 통신에서 사고를 계속 일으켜 탈통신 전략에 차질이 빗어졌다.

KT는 10기가 인터넷 서비스가 실제로는 100메가 속도 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주장으로 문제가 일어났다. 인터넷 서비스 실제 속도가 10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내용이었다. KT의 10기가 인터넷 월 이용료는 8만8천원이었다. 그러나, 인터넷이 100메가로 제한 걸려있었다. 100메가의 요금은 2만2천원이었다. 해당 논란이 확산하자 정부는 품질조사를 벌였고 KT에 과징금 5억원을 부과했다. KT가 인터넷 개통 시 속도 측정을 하지 않고 개통을 강행한 사례가 2만4천여건 확인됐다. 최저 보장 속도에서 못미쳤다.

2021년 10월 전국적 통신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KT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 장애로 KT 서비스에 가입한 시민들은 피해를 봤다. 대학 전산망 마비로 온라인으로 진행되던 시험이 중단되고 자영업자는 통신 장애로 배달 주문 요청을 받지 못하기도 했다. 병원도 접수와 수납이 불가능해져 운영에 차질이 생겼다.

장애 발생 당시 KT는 디도스(DDoS) 공격이 원인이라고 했다가 2시간여 만에 '설정 오류에 따른 장애'라고 정정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조사 결과, KT는 규정 위반과 관리 부실 등이 확인됐다.

KT의 연도별 설비투자액(CAPEX)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 2012년 3조7천110억원에서 2018년 1조9천770억원까지 매년 감소했다. 2020년은 2조8천720억원이었다. 2020년 SK텔레콤의 설비투자액은 3조236억원, LG유플러스는 2조3천800억원이었다. KT의 매출액과 시장점유율을 고려할 때 투자에 가장 소홀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통신 장애 발생 당시 KT 새노조는 성명에서 "통신사업자로서 기본에 충실하기 보다는 단기 수익 위주의 사업과 경영진 치적 포장용 사업에만 집중하다 벌어진, 통신 기본 소홀에서 비롯된 장애"라며 "내부에선 구현모 사장이 AI 기업으로 KT를 포장하기 급급했고 통신망 운영의 기본에 충실하지 못한 데서 발생한 예견된 참사라는 비판이 거세다"라고 비난했다.



<사진=박성민 기자>
<사진=박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