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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전력 도매가격 급등, 공공요금 올리자니 물가가 문제

최근 가스·전력 도매가격이 치솟으면서 공공요금 인상 압박이 커지고 있다.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전력공사의 적자를 줄이려면 연료비가 오른 만큼 전기와 가스의 판매 가격을 인상해야 하지만 최근의 물가 상황을 고려하면 쉽지 않아 보인다.

가스공사의 9월분 가스 도매가격은 14만원을 웃돌며 1년 만에 2.4배가 됐다. 또 가스 가격에 연동되는 전력 도매가격은 이달 들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스·전력 도매가격은 역대 최고

5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가스공사의 9월분 가스 도매가격(열량단가)은 Gcal(기가칼로리)당 14만4천634원으로 지난달보다 13.8%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동월의 2.4배 수준이며, 2년 전인 2020년 9월 대비로는 4.3배에 달한다.

가스 도매가격은 6월 7만7천원에서 7월 9만1천원, 8월 12만7천원에 이어 9월 14만원 수준으로 계속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근 러시아가 유럽으로 향하는 천연가스 공급을 감축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각국의 가스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가스 가격이 치솟고 있는 것이다.

가스 도매가격이 오르면서 전력 도매가격도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전력 도매가격에는 여러 에너지원 중 가스 가격이 가장 크게 반영된다.

한전이 발전사에서 전력을 사 올 때 적용되는 전력 도매가격(SMP·계통한계가격)은 이달 2일(육지 기준) kWh(킬로와트시)당 245.42원을 기록해 사상 최고였다.

민관합동 에너지 비상대책반 가동
민관합동 에너지 비상대책반 가동 [연합뉴스 제공]

▲물가상승률 전기 18.2%·가스 18.4%, 공공요금 인상 두고 깊어지는 고민

지난달 가스·전기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8%대를 기록했다.

가스와 전력 도매가격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면서 한전과 가스공사의 부실 위험은 더 커졌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전기·가스·수도의 물가상승률은 전월과 똑같은 15.7%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10년 1월 이후 최고치다.

특히 수도를 제외한 지난달 전기료와 도시가스 물가 상승률은 18.2%와 18.4%에 달했는데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7%인 것을 고려하면 3.2배나 높은 수준이다.

도시가스 물가 상승률은 올 3월 0.1%에서 4월 2.9%, 5월 11.0%로 급등한 데 이어 6월에는 11.0%를 유지하다가 7월에 18.3%로 다시 치솟았고 8월에는 18.4%로 소폭 더 올랐다.

가스 전력 도매가격 추이

전기료는 3월 5.0%에서 4월 11.0%로 대폭 올랐고 5~6월 11.0%를 유지하다가 7월에 18.2%로 다시 치솟았고 8월에는 18.2%가 유지됐다.

이처럼 공공요금의 물가 상승률이 높은 상황이어서 가스공사와 한전의 부실을 줄이기 위한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가스·전기요금 인상은 쉽지 않은 현실이다.

더욱이 다음 달 도시가스 요금 중 정산단가와 전기요금 중 기준연료비의 동시 인상이 예정돼 있어 10월에는 두 공공요금의 물가 상승률이 20%를 넘을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가스·전기요금을 통한 가스공사와 한전의 부실을 해소하기 위해 소폭의 공공요금 인상이 수년에 걸쳐 진행될 수도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은 전날 보도자료에서 "과거 2011년 이명박 정부 당시 6조원에 육박하는 가스공사 미수금을 4년여 후인 2017년이 돼서야 모두 회수했던 사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 의원은 "고물가로 시름하는 국민들에게 자칫 가스요금 인상이 더 큰 고통을 안겨줄까 우려된다"며 "다가오는 동절기에 서민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가스요금 인상 시점, 인상 폭 등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