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잠비아 대통령 면담, 원자재 공급망 강화 행보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고 있다. 특히 공급망 경쟁 확보가 가열되자 기업의 공급망 관련 행보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러시아와 유럽간 갈등은 친환경 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며 "보다 중요한 의미는 미국 등 각 국가들이 에너지 등 핵심 자원들의 공급망 확보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전날 환율이 15원 넘게 급등하며 1400원대를 단숨에 돌파했고 일각에선 1490원까지 원달러 환율 상승 가능성을 내비치는데 그 뒤엔 낮은 에너지 자립도와 공급망 재편과정에서 노출된 해외 투자 증액 등이 숨어있다.
기업들의 활동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친환경 자동차행보가 확실해진 만큼 관련 기술력을 확보 뿐 아니라 원재료 조달까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23일 SK그룹에 따르면 미국을 방문 중인 최태원 회장은 20일(현지시간) 뉴욕을 찾아 히칠레마 대통령과의 면담을 이끌어 냈다.
면담에서 최 회장은 "SK그룹은 세계 1위의 동박 제조업체인 SK넥실리스를 관계사로 두고 있다"고 소개한 뒤 "전기차 배터리 제조의 핵심 소재인 동박의 원재료를 공급하는 잠비아의 구리 광산은 SK에게는 흥미로운 기회"라고 말했다. 동박이란 구리를 첨단기술로 얇게 만든 막으로 배터리를 구성하는 핵심소재 중 하나다.
최 회장은 이어 "SK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 협력 외에도 잠비아가 태양광 및 수력 등 그린 에너지를 활용한 에너지 전환을 돕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은 제조업 강국이기에 잠비아의 제조 역량을 향상시키는 좋은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이에 히칠레마 대통령은 "최태원 회장의 제안에 동의한다"면서 "SK와 잠비아의 사업 협력을 위해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SK 관계자는 "이번 면담으로 인해 SK그룹과 잠비아간 협력이 구체화되면 SK그룹은 글로벌 공급망 이슈로 인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SK그룹의 핵심 성장동력 중 하나인 전기차배터리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될 전망이다"며 "잠비아 역시 풍부한 천연자원과 자연환경을 활용한 그린 비즈니스로의 확장이 가능해지면서 SK그룹과 잠비아간 새로운 민관협력 모델이 만들어질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도 선제적인 생산설비 확보와 원재료 조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메리츠증권 노우호 연구원은 "급격하게 증가하는 전기차 출시 계획에 대응 가능한 생산 설비 보유한 기업은 소수에 불과한 점과 원재료 가격 급등으로 인한 조달 문 제에 기인한다. 따라서, 선제적인 생산설비 확보 및 원재료 조달에 계획을 보유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과점화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