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한미 간 핵심 현안으로 부상한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 제외 문제와 관련해 세부 지침을 마련하고 있어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의견이 얼마나 반영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27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재무부는 이번에 통과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포함된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과 관련한 지침을 연말까지 작성할 계획이다.
이 법은 전기차에 대해 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67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2032년까지 연장하고 그 대신 몇 가지 요구 조건을 내걸었다.
우선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만 수혜 대상이 된다.
또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의 가치 40% 이상이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나라에서 채굴 또는 가공되거나, 북미에서 재활용된 것이어야 한다. 이 비율은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80%까지 높아진다.
게다가 양극재, 분리막 등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주요 부품의 가치 50% 이상이 북미에서 제조되거나 조립돼야 한다. 이 비율 역시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100%까지 오른다.
이 법이 내년부터 시행되면 전기차 전량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현대차, 기아 등 한국 업체들은 수혜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미 행정부에 이런 내용의 우려를 전달했고, 양국 정부는 해법 마련을 위한 대화를 진행 중이다.
▲현대·기아 美보조금 4천억원 받았는데, IRA '북미조립' 요건에 연말 보조금 못 받아
올해 상반기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며 받은 보조금이 4천억원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이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환경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기아가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판매한 전기차는 4만4652대로 미국 정부에서 받은 보조금은 3억1천647만달러로 원/달러 환율을 1,300원으로 계산하면 4114억원이다.
전기차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상 차종인 CV(Clean Vehicle)로 일반 전기차(EV)에 수소전기차(FC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가 포함된 것이다.
한국의 상반기 미국 시장 전기차 판매 대수는 미국(29만2천646대)에 이어 2위다. 독일(3만6170대), 일본(2만9156대), 스웨덴(1만7906대)을 앞섰다.
지난해 전체 수출(2만9천837대)보다 이미 38.4%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