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3분기 실적, 최근 기대치에 부합하는 수준
눈에 띈 투자 축소, "수익성 낮은 제품 중심 생산량 축소"
개발 끝난 238단 4D 낸드플레시, 내년 중반부터 양산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이 영업이익 감소로 어닝쇼크로 나타난 가운데 투자 감소가 가장 주목받고 있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조655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0.3%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6일 공시했다. 매출은 10조982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7.0% 감소했다. 순이익은 1조1027억원으로 66.7% 줄었다.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던 2분기(13조8천110억원)와 비교하면 매출은 20.5% 줄었고, 영업이익은 60.5% 감소했다. 3분기 영업이익률은 15%에 그쳤고, 순이익률도 10%에 불과했다.
SK하이닉스는 투자 감소로 위기를 타개하려 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0조원 후반대였던 투자 규모를 내년에는 올해보다 50% 이상 감축하기로 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은 실적 컨퍼런스 콜을 통해 "2008∼2009년 금융위기 수준에 버금가는 투자 축소가 될 것"이라며 "올해 말 업계 재고가 매우 높은 수준으로 예상되는 만큼 생산 증가를 위한 웨이퍼 캐파(생산능력) 투자를 최소화하고 공정 전환 투자도 일부 지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기존에 수요 강하지 않았으나 생산 위해 우선 생산해두고 수요 찾는 제품들 즉 주로 수익성 낮은 제품 중심으로 우선 웨이퍼 투입을 재검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줄여 나갈 계획"이라며 "일정기간 동안 이처럼 투자 축소와 감산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장의 수급 밸런스가 정상화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한화투자증권 김광진 연구원은 "(투자 감축은) 최근 예상치보다 더 축소된 수준"이라며 "공급 축소에는 긍정적이나, 하이닉스 장비 벤더들에게는 보릿고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SK하이닉스는 개발 완료한 238단 4D 낸드플래시를 내년 중반부터 양산해 공급한다.
회사 측은 "지난 8월 미국 플래시 메모리 서밋(FMS)에서 238단 낸드플래시 개발 완료를 발표했고, 고객 샘플은 내년 초부터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내년 중반부터는 양산을 시작해 공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업계에서 더블 스택 등의 기술을 가장 먼저 도입한 만큼 238단 양산에 큰 문제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데이터센터 서버에 들어가는 메모리 수요는 단기적으로 감소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꾸준히 성장세를 탈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측은 "AI,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 새로운 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대형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이 분야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며 "고대역폭 제품인 HBM3와 DDR5/LPDDR5 등 D램 최신 기술을 선도하고 있어, 장기 성장성 측면에서 회사의 입지가 확고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종원 사장은 "당사는 지난 역사 동안 항상 위기를 기회로 바꿔왔던 저력을 바탕으로 이번 다운턴을 이겨내면서 진정한 메모리 반도체 리더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