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중국을 국가 안보의 최대 위협으로 설정하고 러시아 역시 당면한 중대 위협으로 규정했다.
북한 역시 핵과 미사일 능력을 지속 개발하며 미국 본토를 비롯해 한국과 일본 등 핵심 동맹을 위협하는 상존하는 위협으로 명시했다.
국방부는 27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국방전략서(NDS)와 핵태세검토보고서(NPR), 미사일방어검토보고서(MDR)를 일괄 공개했다.
국방부는 NDS에서 중국을 미래의 가장 개연성 있는 전략적 경쟁자로 지목했고, 러시아는 '당장의 위협'으로 상정했다.
북한에 대해선 이란을 비롯해 국제 테러단체 등과 함께 기타 상존하는 위협으로 분류했다.
NDS는 "북한이 미국 본토 및 해외 주둔 미군, 한국과 일본을 위협하기 위해 핵과 미사일 능력을 확장하고 있다"며 "북한은 한미 및 미일 동맹을 이간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정권 종말로 귀결될 것이라는 가장 강력한 수준의 경고도 내놓았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브리핑에서 "NDS의 핵심은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강화하고 유지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국제 질서를 재편할 수 있는 유일한 경쟁자"라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중국과 달리 러시아는 당면한 위협"이라며 "NDS는 또한 북한의 핵 및 미사일 확장을 포함한 다른 심각한 위협들도 명백히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 백악관은 앞서 지난 12일 중국을 자국에 도전하는 의도와 역량을 갖춘 유일한 국가로 재확인하고 러시아의 위협 역시 명시한 국가안보전략(NSS)을 발표했다. 국방부의 이번 3개 보고서 공개는 NSS 발표에 이은 후속조치다.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공개된 NDS는 "중국과의 갈등이 불가피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면서도 대만 해협을 포함해 남중국해 등 인도·태평양 핵심 지역에서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중국의 시도를 억지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역시 미국과 그 동맹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적시했다.
NDS는 중국과 러시아가 파트너로서 관계를 강화함에 따라, 테러리스트들의 위험이 상존함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미국 본토 안보에 더 위험스러운 도전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관련해 "미국이 핵을 보유한 2개의 강력한 경쟁자와 처음으로 마주한 상황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2022년 NDS는 바이든 행정부가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동맹과 협력 강화에도 초점을 맞췄다.
특히 적을 억지하기 위해 핵을 포함해 군사력과 경제·외교력, 강력한 동맹 등을 포괄적으로 결합하는 '통합 억제'(integrated deterrence)를 방위의 핵심 전략으로 상정했다.
전략서는 특히 극초음속 기술을 포함해 인공지능 등 핵심 기술 분야 연구개발 필요성도 언급했다.
핵태세보고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가까워짐에 따라 핵 위험 역시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미국이 핵무기를 현대화할 필요성을 거론했다.
보고서는 "미국과 동맹국은 현대화한 핵으로 무장한 2개의 강대국을 억지하는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는 전략적 안전성에 있어 새로운 압박"이라고 명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당시 공약인 적대 국가의 핵 공격 억지나 반격을 위해서만 핵을 사용한다는 이른바 '단일 목적 정책'은 사실상 폐기됐다.
보고서는 중국 및 러시아의 증가한 핵 위협 가능성을 거론하며 핵 배치에 있어 매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고 명시, 미국 본토에 대한 핵이 아닌 전략적 위협 시에도 핵 사용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보고서는 "단일 목적 정책으로 경쟁국이 배치한 비핵 자산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전략적 수준의 피해를 줄 수 있다"며 단일 목적 폐기를 공식화했다.
구체적인 핵 이외의 위협이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중국과 러시아가 앞다퉈 개발 중인 극초음속 무기를 포함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오스틴 장관은 "우리의 핵 자산은 전략 억지를 위한 궁극적 방어벽"이라며 핵무기 현대화 방침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또 2018년 트럼프 행정부에서 도입한 해상발사 핵탄두 순항미사일 개발 계획 취소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