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을 제치고 인도에 대한 최대 원유 수출국으로 부상했다고 인도 영자 일간 '이코노믹 타임스'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글로벌 에너지 정보 회사 보텍사 데이터를 인용, 지난달 러시아의 대인도 일일 원유 수출량이 94만6천 배럴(bpd)로 인도 전체 원유 수입량의 22%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산 원유 비중이 전통적인 대인도 원유 수출국인 이라크(21%)나 사우디아라비아(16%)를 뛰어넘은 것이다.
지난 3월말에는 전체 인도 원유 수입량에서 러시아산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0.2%에 불과했고, 작년 연간 수입량에서도 러시아산 비중은 1% 미만에 그쳤으나 최근 들어 러시아산 비중이 급격히 상승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달 인도의 전체 원유 수입은 전월 대비 5% 증가했는데, 러시아산 원유 수입은 8%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 원유의 인도 시장 점유율이 극적으로 상승한 것은 2월 말 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이후 서방 시장 공급이 어려워진 러시아가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인도와 중국 등에 원유를 수출하기 시작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전쟁과 뒤이은 서방 제재로 세계 에너지 시장이 불안정해지고 원유 가격도 전반적으로 올라갔지만, 러시아는 자국에 대한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국가들에 싼 가격으로 원유를 수출하고 있다.
이 같은 경향과 관련 시리 하르디프 싱 푸리 인도 석유·천연가스부 장관은 지난달 말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인도나 다른 누군가가 러시아 원유를 사지 않고 러시아가 시장에서 퇴출당했으면 시장 붕괴로 원유가격이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었다"면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서방 제재의 일환으로 EU는 오는 12월 5일부터 해상을 통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키로 한 바 있다.
한편 지난달 인도에서 북미와 남미, 아프리카산 원유의 점유율은 18%로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중동 산유국들의 점유율은 59%로 작년 수준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