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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거래소 유동성 위기, 증시 영향은

아찔한 모습 보인 크립토 시장, 루나 사태 비해 규모 작아
크립토시장 연쇄 청산은 현재 진행형 "모니터링 필요"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8일(현지시간) 유동성 위기에 처한 경쟁업체 FTX 인수를 추진하면서 가상화폐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FTX는 최근 관계 회사의 재정 부실설로 코인 인출 사태가 발생하면서 유동성 위기에 시달렸다.

FTX의 유동성 위기는 최근 계열사인 알라메다에서 시작됐다.

지난 2일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알라메다의 대차대조표를 입수해 자산의 대부분이 FTT토큰으로 채워져 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는 FTX가 FTT토큰을 발행하면 알라메다가 대부분 사주는 것 아니냐는 해석과 함께 두 회사의 재정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번졌다.

비트코인 가상화폐 BTC 암호화폐 가상자산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무단 전재 및 DB 금지>

이로 인해 가상화폐 시장도 크게 요동했다.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미국 서부 시간 기준 오후 1시 40분 현재 시가총액 1위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과 비교해 11% 넘게 하락한 1만8천382달러에 거래됐다.

시총 2위 코인인 이더리움은 16% 추락해 1천323달러로 미끄러졌고, FTX가 주로 거래를 지원해온 가상화폐 솔라나는 25% 폭락했다.

아울러 FTX가 자체적으로 발행하는 코인 FTT토큰의 이날 낙폭은 무려 80%에 달했다.

시장에선 FTT의 가격 하락 및 연쇄 청산에 따른 FTX 파산 우려로 뱅크런이 일어나며 FTX가 바이낸스에게 인수를 요청했고 바이낸스가 이를 수락하는 듯한 모양새가 됐다고 본다.

다만 실물 시장까지는 영향이 미치지 않은 모습이다. 가상화폐 시장에서만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상승세로 마감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는 루나 사태와 비교하며 이번 사태가 영향력을 미치기에는 사이즈가 작다고 지적한다.

삼성증권 김중한 연구원에 따르면 루타 폭락 당시에는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인 UST의 페깅이 깨지며 시장의 신뢰가 손상된 가운데, USDT(테더, 당시 시가총액 830억 달러) 또한 충분한 담보 자산이 없다는 흉흉한 루머가 돌며 금융 시장 전반의 리스크 회피 현상이 증폭되었지만 현재 FTX의 코인인 FTT의 시가총액은 약 7.6억 달러, 폭락직전 가격인 22달러 기준으로 계산해도 시가총액은 약 30억 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김중한 연구원은 "일부 관련주의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 금융 시스템 전반으로 영향력이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판단한다"며 "최근 일년사이 증발한 주요 빅테크 7개의 시가 총액만 약 3조 달러(4,300조원)임을 감안하면 코인 시장의 급락은 아직 귀여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바이낸스가 인수 인사를 타진한 이후에도 솔라나 등 FTX 보유 코인들을 포함해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크립토 시장 전반의 연쇄 청산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관련 추이를 모니터링할 필요는 있다고 김 연구원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