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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위기론 확산, 한국이 떤다

글로벌 3위 가상화폐 거래소인 FTX가 파산 신청을 하면서 가상화폐 위기론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로 인해 주식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FTX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 회사는 최근 대규모 인출 사태로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들은 세계 코인 거래소 가운데 한때 3위를 기록했던 '코인 제국'이 유동성 위기로 순식간에 무너졌다고 보도했다.

이달 초 FTX 계열사 알라메다의 재무구조 부실 의혹이 제기됐고, FTX는 지난 주말 뱅크런(고객이 자금을 한꺼번에 인출하는 사태) 사태를 겪었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이었던 FTX가 빠르게 종말을 맞았다"고 전했다.

FTX는 법원에 부채가 최대 66조원을 넘는다고 신고했다. 이는 가상화폐 업체 중 역대 최대이자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의 파산 신청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 화폐 가격이 폭락했고 시장은 현재 리만브라더스 수준의 위기를 직면하고 있다. 이 사태는 결국 위험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우려로 이어져 증시에 부정적인 연쇄 효과를 미칠 수 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암호화폐 시장이 제도권 금융 시스템에 속한 것은 아닌 만큼, 주식, 채권 등 전통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나, 암호화폐와 성격이 유사한 주식시장 내 일부 고베타, 고밸류에이션 종목군들을 중심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 유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

이미 실물시장에 영향을 나타나고 있다. 14일 오전 컴투스는 FTX의 파산 신청에 급락했는데 이는 지난 3월 자체 발행 가상화폐 'C2X'를 FTX에 상장시켰기 때문이다. 자체 코인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위메이드에 대해서도 경계감이 커지는 중이다.

이로 인해 이날 오전 10시 반 기준 컴투스(-13.91%), 컴투스홀딩스(-11.39%), 비덴트(-6.09%), 위메이드(-4.70%)가 큰폭의 하락을 보였다.

FTX 거래소 인수 혹은 구제 금융이 불가능할 경우 테라-루나 사태보다 연쇄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KB증권 김일혁 연구원은 "FTX 파산에 이은 암호화폐 시장의 혼란이 다시 커지면서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스테이블 코인 붕괴 시나리오를 가장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크립토닷컴이 발행한 코인 크로노스는 24시간 전 대비 20%대 급락했다. 크로노스의 이날 급락은 크립토닷컴 계좌에서 32만 개의 이더리움이 비슷한 규모의 게이트아이오 거래소로 송금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이는 이들 거래소가 고객 자금 인출에 대비한 준비금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하고 있고 이처럼 서로 부족한 자금을 빌려주며 '돌려막기'를 하고 있다는 의혹을 키웠다. 일부에선 스테이블 코인 붕괴 시나리오를 가장 걱정한다.

이에 따라 암호화폐와 유사한 성격의 주식 종목에는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한지영 연구원은 "암호화폐와 성격이 유사한 주식시장 내 일부 고베타, 고밸류에이션 종목군들을 중심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 유의하는 것"이라며 "주중 추가적으로 주목해야할 이벤트는 암호화폐 거래소 FTX(전세계 3위)의 파산 이슈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