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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월가 공화당 압승 무산에 재정·통화정책 엇박자 우려

미국 집권당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상원 다수당 지위를 지키게 됐다고 13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레드 웨이브'(공화당 압승)를 외치며 내심 양원 싹쓸이를 기대했던 공화당으로서는 하원을 근소한 차이로 탈환한 성과에도 상원을 민주당에 내주면서 반쪽짜리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이에 따라 월가에서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함에 따라 재정·통화정책 간 엇박자에 따른 금융시장 악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이 상·하원에서 모두 승리하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재정지출 등에 대한 공화당의 견제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 美 상원 민주당 품으로

12일(현지 시각) 네바다주 상원의원 캐서린 코르테즈 매스토(Catherine Cortez Masto)가 애덤 락솔트 전 네바다 법무장관을 꺾고 승리했다.

이번 상원선거에서 네바다 주는 초접전 지역으로 남아 있었다. 랙설트 후보가 개표 진행 중반을 넘어가도록 선두였다가 매스토 의원이 막판에 이를 뒤집으면서 역전극을 연출했다.

네바다에서 매스토 의원이 최종 승리하면 상원 의석수는 민주당 50석 대 공화당 49석이 된다.

새로 선출된 상원의원들은 내년 1월 3일 취임한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하원 승리가 기정사실화되고 있지만 표차가 크지 않은 상황인데다 상원도 민주당이 다수당 위치를 유지함에 따라 민주당이 예상보다 선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민주당 네바다주 코르테즈 매스토  하원의원
민주당 네바다주 코르테즈 매스토 하원의원 [AFP/연합뉴스 제공]

▲공화당 압승 무산에 윌가 재정·통화정책 엇박자 우려

민주당의 선전에 따라 투자자들이 이 같은 '민주당 행정부-공화당 의회' 시나리오에 대한 기대를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LPL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는 민주당의 의회 권력이 강해질수록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서로 다투게 될 것이라면서, 이로 인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물가 대응 노력이 지연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연준의) 목표가 수요 위축이었다면, (민주당 선전에 따라) 이제는 수요를 뒷받침하는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행정부로서는 경기 부양을 위해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 유인이 있으며, 집권당의 의회 권력이 강하면 행정부의 정책 기조를 뒷받침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재정지출이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하고 이에 따라 연준이 더 공격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실제 지난 10일 발표된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는 것으로 나오자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 기대감으로 나스닥지수가 하루 만에 7.35% 뛰는 등 최근 증시는 연준의 정책 전망에 따라 출렁이는 상황이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선거 전 내놓은 투자의견에서 민주당의 의석수가 늘어나면 시장에서는 확장적 재정정책의 강화 가능성을 주목하게 될 것이라면서, 의회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두고 사실상 다른 방향을 지향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시나리오 실현 시) 시장에 주는 단기적 영향은 연준의 최종적인 기준금리 수준 상향 가능성에 따른 국채 금리 상승과 달러화 강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가운데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의회 임기가 끝나기 전에 상원에서 정부 부채한도 상향 문제 등을 다루겠다면서 "부채한도는 당연히 우리가 다뤄야 할 문제로, 향후 몇 주 동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