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한 곳인 FTX 위기가 시장에 가상화폐를 많이 가르쳐준 계기가 됐다.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FTX의 영향이 줄어드는 가운데 암호화폐는 앞으로 크립토 윈터를 어떻게 버티느냐가 테스트 주제가 됐다.
미국 재무부 차관보와 국제금융협회 회장을 지냈던 찰스 달라라 파트너스 그룹 이사회 의장은 16일 세계경제연구원에서 '글로벌 복합 경제 위기 진단'을 주제로 열린 웨비나에서 FTX 파산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투자자와 시장참여자, 규제 담당자 입장에서 암호화폐 시장 속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술이라는 큰 진전을 이루는 데 있어 근원가치를 확보하는 장치가 있어야 하고 매우 투명하게 규제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펀더멘털과 리스크 관리, 규제와 같은 요소가 담보돼야 한다. 배워야 할 것이 많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암호화폐 업계의 프로젝트 관리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분석한다. KPMG 보고서에 따르면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 둔화 현상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KPMG가 집계한 22년 상반기 암호화폐 투자 규모는 142억 달러다.
FTX 사태 이전에 작성된 보고서 이지만 크립토 윈터 즉 '가상화폐 겨울'이라는 중요한 키워드를 담고 있다. 이 키워드는 단순한 가격 급락 현상에서 더 나아가 해당 시장에 투자된 자금 자체가 빠져나가며 거래량이 장기간 저조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는 1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일부 가상화폐 거래소가 타격을 받고 가상화폐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SK증권 한대훈 연구원은 "암호화폐 프로젝트들이 크립토 윈터를 얼마나 극복할 수 있는지, 즉 '회복성'이 테스트 받을 예정"이라며 "특히 낮은 가치 평가로 자본금 확보해야하는 프로젝트들에게 혹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비트코인 필두로 전통자산과 유사한 움직임 보여 매크로 환경 이겨내는 것이 암호화폐 업계에도 중요한 관문"이라며 "프로젝트 투자 규모 감소된 현 시점에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들은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한 연구원은 분석했다.
업계는 이번 사태가 주는 가상화폐 시세 영향이 시간이 지나면 줄어들 것으로 본다.
자오창펑 CEO는 "일부 연쇄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 면서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영향은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