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 기업신용등급 'BBB'->'A-'(안정적)로 상향
"우수한 재무 안정성 유지할 것으로 전망"
지분 20% 가진 산업은행, 인수 후보군 만나 의견 나눠
컨테이너선사 HMM의 신용등급이 상승하면서 재무 안정성이 주목받고 있다. 기업평가업계가 HMM의 재무 안정성에 긍정적 전망을 내린 가운데 한국산업은행은 HMM 지분매각에 나선 모습이다.
HMM은 한국기업평가로부터 'A-'(안정적)를 받아 기존 'BBB'였던 기업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됐다고 24일 밝혔다.
한기평 담당자는 "글로벌 얼라이언스 멤버로서의 안정적인 시장 지위와 풍부한 재무 완충력을 기반으로, 업황 악화에 따른 실적 저하에도 우수한 재무 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기평은 HMM에 대해 △진입 장벽이 높은 글로벌 컨테이너선 시장에서의 안정적인 시장 지위 확보 △업황 변동에 대응 가능한 우수한 재무 구조와 충분한 재무 완충력 보유 △수급 악화로 실적 저하 예상되나, 우수한 재무 안정성 유지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신용 등급을 상향했다.
HMM 측은 "최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유가 상승 등 매출 원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컨테이너 시황 강세, 수익성 개선 노력, 주요 화주 영업 강화 등을 통해 누적 영업이익률 57.7% 달성했다"며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HMM의 최대 실적이 이어짐에 따라 정부도 지분 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시장 안팎에선 HMM의 경영 여건이 개선된 점을 고려할 때 해운업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산은 등이 지분 매각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다.
대신증권 양지환 연구원은 "(HMM이) 3분기까지의 견조한 이익에도 불구하고, 4분기 영업이익은 42.1%(전분기 대비)감소, 2023년 실적은 큰 폭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4분기 평균 SCFI(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10월부터 11월 4일까지 1,758.5p로 전분기 대비 (-46.4%)를 기록하고 있다. 운임하락추세가 연말 그리고 2023에도 지속될 것으로 양 연구원은 전망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최근 HMM 잠재 인수 후보군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시장 상황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나 포스코그룹, SM그룹, LX그룹 등을 잠재 인수 후보군으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 측은 기업관계자들을 만나 시장 상황을 사전 조사하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매각 계획에 대해 수립된건 없다고 선을 그었다.
HMM은 산업은행(20.69%), 한국해양진흥공사(19.96%), 신용보증기금(5.02%) 등이 지분을 갖고 있다.
HMM의 공식적인 매각 메시지는 없었지만 시장의 투자심리는 반응했다. 유안타증권 투자컨설팅팀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보유한 HMM 지분 매각을 위해 잠재적 매수자들을 시장 조사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해운업종 상승했다"고 전했다.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이 보인 만큼 산업은행과 정부의 의중이 중요해졌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9월 "HMM 민영화의 원칙은 분명하지만 시기는 신중하게 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