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을 통해 수출되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가 실시된 이후 러시아의 원유 해상 수출이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유조선 이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산한 결과 지난 10∼16일 1주일간 러시아의 해상을 통한 원유 수출량은 하루 평균 160만배럴(bpd)로 집계됐다. 전주보다 54% 줄어 연간 최소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이 기간 러시아 정부가 원유 수출 관세로 벌어들인 세수도 6600만달러(약 848억원)로 54% 급감했다.
변동성이 적은 4주 이동평균 수출량도 전주보다 9% 감소해 올해 최소치인 273bpd로 줄었다.
특히 해상을 통해 유럽연합(EU)으로 수출된 러시아산 원유는 최근 4주간 14만6천bpd에 불과했으며, 수출 대상국도 불가리아 한 나라뿐이었다.
이 기간 아시아 지역 수출량과 최종 목적지가 공개되지 않은 물량도 4주 이동평균 기준 230만bpd로 아직 비교적 많았지만 전주보다 감소했다.
최종 목적지가 표시되지 않은 러시아산 원유는 통상 인도와 중국으로 향한다.
블룸버그는 러시아의 대표적 원유 수출 항만인 발트해 프리모르스크 항의 유지보수 작업으로 인한 수출 차질로 러시아산 원유 수출량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항만 운영이 정상화되고 있어 향후 일정 부분 수출량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나 동시베리아-태평양송유관(ESPO)을 통해 공급되는 러시아산 원유의 수출항이 있는 극동지역에서는 선주들의 기피로 원유를 실어나를 배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독일 정부는 예정대로 내년부터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독일 경제기후보호부 대변인은 독일이 러시아산 원유를 주문했다는 보도는 잘못된 것이라면서 내년부터는 러시아산 대신 카자흐스탄 원유를 수입해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러시아 원유 파이프라인 운영사인 트랜스네프트의 니콜라이 토카레프 최고경영자(CEO)는 러시아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독일과 폴란드로부터 내년 원유 수출 요청을 받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