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규모 기준 재계 순위 만년 3위였던 SK가 올 해 5월 자산총액 292조원으로 2위에 올랐다. 삼성, 현대자동차그룹에 이어 3위에만 머무르다 16년만에 한단계 올라섰다.
지난 4월 27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2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 집단)'에 따르면, SK는 삼성(483조9187억원)에 이어 2위에 자리했다.
공정위는 SK가 반도체 매출 증가, 물적 분할에 따른 신규 설립, 석유 사업 성장 등에 따라 최초로 자산총액 기준 2위가 된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차의 자산총액은 257조8453억원으로, 3위로 밀려났다. 현대차는 2005년 LG를 제친 뒤 17년간 재계 2위를 유지해오다 올 해 SK에 자리를 내줬다.
5대 그룹(삼성·SK·현대차·LG·롯데) 내 순위가 바뀐 것은 2010년 이후 12년만의 일이었다.
압도적 1위인 삼성전자는 2001년부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재계 순위 변동은 기업의 흥망성쇠를 보여주기 때문에 주목된다. 이 때문에 "해당 기업은 재계 몇 위다"라는 말이 언급되는 것이다.
SK와 관련, 작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한 SK바이오사이언스 등도 그룹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증권 시장에 상장하며 관련 자산액이 2조9000억원 늘기도 했다.
SK그룹은 배터리와 바이오, 반도체 등 신성장동력 발굴로 자산 규모를 늘렸고 이렇게 늘어난 자산을 통해 또 다른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어갔다.
2012년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주변의 반대에도 SK하이닉스 인수를 뚝심 있게 추진했고 현재는 SK그룹 전체 매출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효자 기업으로 성장했다. 인수 당시에는 수익성이 불투명한 반도체에 무리하게 진출한다는 반대의 목소리가 빗발쳤으나, 인수 직후 최 회장은 흔들림 없이 매년 조 단위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했고 오늘에 이르렀다.
재계 한 관계자는 "SK는 반도체를 그룹의 주력으로 삼아오고 있고 배터리, 바이오 등 미래 먹거리를 계속해 발굴했다. 이런 것이 SK의 재계 순위 상승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최태원 회장은 최종현 선대회장의 뚝심 경영을 이어받아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등 신사업 투자를 가속화 시켜왔고 만년 3위를 벗어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