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간부, 부하 직원 뺨 때리기·김밥 셔틀

우리은행에서 한 간부가 부하 직원을 상대로 폭행, 협박 등을 하고 현금을 갈취하며 김밥을 싸오라는 지시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폭로는 해당 피해 직원 A씨의 아내인 B씨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 남편 명의로 접속해 관련 내용을 폭로하며 알려졌다.

국내 4대 시중은행인 우리은행에 다니는 남편이 상사로부터 부당 행위를 받고 있다며 도움을 호소하는 '저희 남편 좀 살려주세요'란 제목의 글이었다.

아내 B씨는 "어느날은 '부장이랑 스크린 골프를 했는데 내기를 해서 잃었다'며 '100만원을 달라'고 하더라며 "또 어느날은 뺨을 맞고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듣기도 했다"고 적었다.

이어 "어느날은 남편이 '정말 미안한데 김밥을 싸달라'고 해서 연유를 물어보니, 'A부장이 김밥을 좋아하는데 사먹는게 물려서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김밥을 싸오고 있다'고 했다"며 "남편이 너무 미안해했고 수치스러워했다"고 B씨는 전했다.

우리은행 간부인 해당 부장의 갑질은 A씨가 퇴근하고 난 이후에도 계속됐다. 해당 부장은 A씨가 업무 시간 외에도 블라인드에 올라오는 특정 글을 신고할 것을 지시했다. B씨는 "남편이 퇴근하고 집에 오면 블라인드에 글이 올라와서 신고해야 한다며 계속 휴대폰을 쥐고 있었다. 계속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 했다.

B씨는 "저희 남편이 겪는 이런 일들이 은행에서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냐"며 "내기에 져서 부장에게 100만원을 내고 부장이 뺨을 때리고 김밥을 싸오게 하는 게 일반적인가"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문제가 된 부장 같은 사람은 어느 회사에도, 어느 조직에도 있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다"며 "남편이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고 집에 와서 배우자에게 부끄러워하지 않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태달라"며 글을 마쳤다.

A씨는 남편에게 "사내 게시판이나 신고채널에 올리라고 했지만 해당 부장이 힘이 있는 사람이라 다 부질없고 괜히 걸렸다간 더 보복만 당한다"며 체념했다고 한다.

우리은행은 최근 감찰팀을 통해 내부 감찰을 진행했고 그 결과 대부분 사건이 사실로 확인됐으며 해당 부장은 대기발령 조치된 상태다. 우리은행 측은 "혐의가 어느 정도 인정 돼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며 "추가 조사 등을 거쳐 징계 수위 등이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 회현동 본점<사진=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