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개월 만에 5kW(키로와트)에서 300kW로 출력 증강, 드론부터 트럭까지 연이은 성공
- 올 하반기 선박 분야에도 탄소 감축 본격 확대
암모니아 기반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 전문 기업 아모지(Amogy)가 암모니아를 동력원으로 탄소 배출 없이 대형 트럭을 주행하는데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은 아모지가 미국 뉴욕주 스토니브룩대 주행 시험장에서 17일 자사 암모니아 시스템을 장착한 미국 클래스 8 트럭 ‘카스카디아(Cascadia)’ 주행 시험에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대형 차량을 암모니아로 탄소 배출 없이 주행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8분간 액화 암모니아에서 생성된 전기 에너지 900kWh가 주행 시험에 쓰였다.
이번에 주행 시험에 쓰인 카스카디아 브랜드의 클래스 8 트럭은 총중량이 15톤에 이르는 미국 기준 최대 규격의 트럭이다.
이번 시험으로 아모지는 2021년 7월 5kW급 드론, 지난해 5월 100kW급 트랙터에 이어 300kW급 대형 트럭까지 암모니아 기반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을 확보하게 됐다.
이달 말에는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미국 최대 자동차 연구기관 교통연구센터(TRC, Transportation Research Center)에서 실제 화물 운송 상황을 재현한 카스카디아 트럭의 주행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미국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29%가 차량, 항공, 선박 등 운송부문에서 나왔으며 그중 23%가 트럭을 비롯한 대형 차량 운행에서 발생했다.
무게가 가볍고 짧은 거리를 오가는 승용차는 배터리 기술의 발달로 전기차 전환이 활발히 이뤄지기 시작한 지 오래다.
그러나 많은 화물을 싣고 장거리를 달리는 대형 차량은 전기 배터리의 제한된 에너지 밀도 및 긴 충전시간 등으로 한동안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아모지가 자체 개발한 암모니아 기반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을 활용하면, 차량에 암모니아를 곧장 주입하는 것만으로도 차량을 탄소 배출 없이 구동할 수 있다.
수소와 질소로 구성된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빼내고 이 수소를 곧장 연료전지에 활용하는 과정이 일체화된 아모지만의 독자 기술 덕분이다.
암모니아는 수십 년간 세계적으로 구축된 기존 수송 및 저장 인프라를 통해 매년 2억 톤이 생산 및 운송되는 글로벌 원자재로, 수소 공급의 확실한 대안으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암모니아는 저장과 운반을 위한 액화점이 영하 33도로 영하 253도까지 내려가야 하는 수소보다 높아 액화를 위한 에너지 소모가 적으며 경제적이다.
수소 1kg을 호주에서 한국으로 운송할 경우 사용되는 비용도 액화 암모니아가 액화 수소의 절반 수준이고 액화 암모니아는 액화 수소보다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지고 있다.
최근 화물 운송 탈 탄소 해결책으로서 암모니아가 큰 주목을 받고 있으며, 암모니아 생산 부분에서도 빠른 탈 탄소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아모지의 이러한 기술력과 암모니아 시장의 가능성은 여러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로 이어졌다.
한국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6월 무탄소/저탄소 에너지 분야 확대를 비롯한 ‘친환경 포트폴리오(Green Portfolio)’ 구축을 위해 3천만 달러를 아모지에 투자한 바 있다.
이 외에도 미국 유통 업체 아마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에너지 기업 아람코, 영국의 수소 산업 전문 투자 기관 AP 벤처스 등이 아모지에 투자하고 있다.
우성훈 아모지 대표는 “암모니아는 에너지 밀도가 상당히 높고 세계적으로 인프라 또한 갖춰져 대형 트럭과 같은 화물 수송 산업의 빠른 탈 탄소화를 실현하기 위한 최적의 연료”라고 말했다.
또 “아모지는 드론, 트랙터, 트럭에 이어 빠른 시일 내 해운 산업처럼 온실가스 배출 저감이 어려운 업계의 문제 해결에 적합한 탈탄소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아모지는 향후 글로벌 해운 산업의 탈 탄소화에도 암모니아 기반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 적용을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1MW(메가와트) 급 암모니아 추진 예인선, 바지선 등의 실증이 예정돼 있으며 앞으로 204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0억 톤 이상 감축하는데 기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