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독일 3사 중 판매 순위 만년 2위인 BMW가 작년 메르세데스-벤츠를 추월할지에 대해 국내 수입차 업계에서는 관심이 집중됐으나, '수입차 1위' 타이틀은 또 다시 벤츠가 지켜냈다.
작년 BMW는 모델 다양화 전략을 취하며 벤츠 판매량을 넘어서려 안간힘을 썼으나, 수입차 시장에서의 순위 지각변동은 일어나지 않았다. 작년 벤츠의 경우 고급화에 더 주력했다.
작년 벤츠는 8만976대를 판매, 7만8545대를 판매한 BMW를 제치고 7년 연속 수입차 시장 판매량 1위 자리를 지켰다. 두 제조사의 국내 판매 차량 댓수 차는 2431대였다. 벤츠는 2019년(7만8133대) 세운 역대 최대 판매량을 갈아치웠다.
BMW가 1위 벤츠와의 판매량 수치에 예민할 수 밖에 없는건, 2018년 국내에서 벌어진 연쇄적 차량 화재 사건 이후 판매량 회복 상황이 이어져왔기 때문이다. BMW가 국내에서 대사건을 겪어오며 1위 벤츠는 더 멀리 달아나버렸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양사는 1위 쟁탈전을 벌여왔지만 BMW가 벤츠를 따라잡기에는 힘겨운 상황이 돼 버렸다.
벤츠와 BMW 브랜드 운명을 좌우하는 'E클래스'와 '5시리즈'의 작년 판매량에서도 5시리즈는 E클래스에 밀렸다. 작년 E클래스는 2만8277대를, 5시리즈는 2만442대의 수치를 기록했다. 5시리즈는 더이상 '강남 쏘나타'가 아니다.
판매량 외적으로 작년 BMW의 영업 방식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점은 모델 다양화 전략이다. 전기차를 비롯 세단,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쿠페 등 많은 모델들을 국내로 들여왔다. 파워트레인 선택에 있어 다양성을 준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벤츠의 경우, 준대형 이상 세단 중심으로 판매했다. 수익률을 목표로 고급화 전략을 택했다. BMW에 판매량에서 앞섰으니 목표를 이룬 셈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벤츠와 BMW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오랜 경쟁 체제를 보이며 가고 있다. BMW 화재 사건으로 큰 치명타를 입은 이후 벤츠는 E클래스를 내세우며 수입차 주도권을 가져간 이후 순위 경쟁에 변화가 쉽게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벤츠 E클래스가 작년 '단일 모델 20만대 판매'라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국내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수입차를 대하는 점에 있어서 어떤 제조사를 더 우위에 두고 있는지 판매량을 통해 판단할 수 밖에 없는 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