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은 지난 7일 조직개편을 통해 임원을 줄이고 자회사 대표를 교체했다. 임종룡 신임 회장 내정자의 경영 전략 방향이 반영됐다.
우리금융은 이날 지주·은행·계열 금융 회사의 대대적인 조직·인사 혁신을 단행했다.
자회사들의 경영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임 내정자의 의지에 따라 지주사 권한이 줄어들었다. 총괄 사장제, 수석 부사장제가 폐지됐고 부문도 11개에서 9개로 축소됐다. 지주 임원은 11명에서 7명으로 줄였고 6명을 교체 임명했다. 지주 전체 인력도 약 20% 정도 감축하고 회장 비서실(본부장급)도 폐지했다.
조직 문화 혁신 추진을 위해 기업문화혁신TF를 회장 직속으로 신설했다. TF조직은 인사 및 평가제도 개편, 내부 통제 강화, 경영 승계 프로그램 등 전략을 실행하게 된다.
미래사업추진 부문도 신설됐다. 비은행 강화 전략을 추진하고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역할과 ESG 경영도 통합 관리하게 된다.
자회사 대표에 대한 물갈이가 진행됐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이날 자회사 대표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카드, 캐피탈, 종금 등 재임 2년 이상 임기 만료 자회사 대표를 전원 교체하기로 했다.
임 내정자와 회장직을 놓고 경쟁했던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올 해 연말까지 임기가 남아있으나 임 내정자의 경영상 부담을 덜어주는 뜻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작년 3월 취임했으니, 1년만에 물러난 것이다. 그간 이 행장에 대해 유임설이 있기도 했으나 사실이 아니었다.
후임 은행장은 임 내정자 취임 직후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통해 선임될 예정이다. 보직자 3~4명을 후보군으로 정하고 일정 기간 성과를 분석한 후 최적의 후임자를 결정하게 된다.
우리은행도 조직 개편과 임원인사를 영업 중심으로 변화시켰다. 기존의 영업총괄그룹을 폐지했고 국내 영업부문, 기업투자 금융부문으로 재편했다.
신성장 기업 대상 영업과 기관 영업 시장, 연금 시장 등의 영업력 확충을 위해 중소기업그룹과 연금사업그룹, 기관그룹을 신설했다. 상생금융부를 새롭게 신설해 금융 소외계층 전담 상품과 서비스 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임원 수를 기존 19명에서 18명으로 감축했다. 총 18명 중 12명을 교체 배치했다. 3개의 그룹장 자리에 영업 실적이 뛰어난 여성본부장을 임명했다.
우리금융은 "임 내정자가 취임 전이지만 회장 의지를 담아 작년 말 이후 미뤄온 인사 및 조직개편을 일괄 단행해 조기에 경영을 안정시키고자 했다"고 말했다.
현재 임 내정자는 회장 취임 전이다. 오는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 취임한다.